여가부 폐지 공약 언급
원희룡 "많은 오해가 있다"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 여가부 폐지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지난 2020년 7월 강서구 데이트폭력 사건의 피해자라고 밝힌 A 씨는 "데이트 폭력 가해자가 이미 재판 중 구금돼 형기의 절반 이상이 지난 데다, 초범이고 나이가 어려서 가석방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며 "그럼 저는 가해자와 이번 가을에 마주칠지도 모른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전 이제 사람 많은 곳은 아예 못 가고, 가해자와 마주칠까 봐 두렵고 온몸이 떨리고 숨도 안 쉬어진다"며 "정신과 약만 늘어가고, 환청도 들리고 가위도 눌린다. 이미 반은 죽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공약을 언급하며 "저는 여가부에서 해주던 신변 보호를 어디서 받아야 하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A 씨는 "가해자가 절 찾아와서 무서움에 신고했다가 아무 일도 안 일어나면, 신고했다는 이유로 제가 무고죄로 잡혀가면 어떡하냐"고 걱정했다.
끝으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거니 했지만, 해당 공약들을 생각하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두려워 상태가 더 나빠지는 듯하다"며 "성범죄 피해자들은 숨을 곳이 없다. 여가부 폐지, 무고죄 강화를 제발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와 관련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은 14일 라디오에서 "많은 오해가 있다. 여성가족부에서는 사실 숨은 기능과 역할이 많이 있다. 한부모가정 지원이나 성폭력 피해자 지원 등까지 없어지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부 괴담이다. 구체적인 혜택을 받고 정책의 대상이 되는 국민이 있는데 어떻게 없애는가"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