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캐시우드'에 수모 당한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사진)의 대표 상장지수펀드(ETF)가 기술주 급락에 속수무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는 해당 ETF의 수익률을 반대로 추종하는 상품이 본 ETF의 가격을 웃돌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RK 이노베이션 ETF’(ARKK)는 54.39달러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ARKK ETF 수익률을 반대로 추종하는 ‘터틀캐피털 쇼트 이노베이션 ETF’(SARK)는 58.1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ARKK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 11일 이후 SARK의 가격이 ARKK를 웃도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ARKK는 올해 42.5% 하락했고, SARK는 같은 기간 56.62% 올랐다.

ARKK는 2020년 148.73%의 수익을 내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성장주에 집중 투자한 것이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장세와 맞물려 큰 수익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ARKK가 가장 많이 담고 있는 테슬라(TSLA)는 전 고점 대비 35.5% 하락했다. 그다음으로 많이 담은 온라인 스트리밍업체 로쿠(ROKU)는 전 고점 대비 79.25%, 세 번째로 많이 담은 원격의료업체 텔라닥(TDC)은 전 고점 대비 82.3% 빠진 상황이다.

캐시 우드는 자신의 투자철학을 계속 지켜나갈 방침이라고 거듭 밝히고 있다. 그는 7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최근 유가가 급등했지만 유가 급등이 전기차(EV)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석유 소비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ARKK의 낙폭이 과도하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RKK에는 최근 5주 연속 자금이 유입됐고, 규모는 13억달러에 달했다. SARK에서는 2주 연속 자금이 유출됐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