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준비기일서 "정당한 근로 제공의 대가…부정처사 안 해"

경기 성남시의회 의장을 지내면서 대장동 개발 사업을 돕는 대가로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40억원대 성과급 등을 약속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윤길(62) 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대장동 40억 수뢰' 혐의 최윤길 전 성남시의장, 혐의 부인
16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의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 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 최씨 측 변호인은 "부정처사 한 적 없고, (화천대유에서 받은 급여 등은) 정상적인 근로 제공의 대가"라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공판 준비 기일은 재판부가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의견을 듣고 증거 채택 등 입증 계획을 정하는 절차다.

최씨는 2012년 3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56) 씨로부터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통과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고 성남시의회 의장이던 2013년 2월께 또 다른 사건 관련자 A씨 등을 통해 주민 수십 명을 동원, 시의회 회의장 밖에서 관련 조례안 통과를 위한 시위를 하도록 배후를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례안을 반대하는 의원들이 퇴장한 사이 조례안 관련 전자투표 집계 결과 의결정족수 미달로 안건이 부결되었음에도 '투표 기계가 고장 났다'고 허위 주장을 하면서 거수방식으로 재투표를 진행, '일사부재의' 등 표결원칙에 반해 조례안을 통과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최씨는 2021년 2월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채용되면서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준공 시부터 성과급 40억원 순차 지급 및 8천400만원의 연봉 지급 등을 약속받고, 같은 해 11월 17일까지 급여 등 명목으로 약 8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한편, 최씨와 함께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된 김만배 씨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은 이날 진행되지 않았다.

김씨 측은 '대장동 개발 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배임 혐의로 이미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며 재판을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법원에 병합 신청을 한 상태다.

검찰 측은 김씨의 사건에 한해 재판 병합을 찬성하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최씨 측 변호인은 "김 씨 재판이 병합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되면, 남욱, 정영학 등 주요 증인들에 대한 반대 신문이 이곳 법원에서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의견을 냈다.

최 씨에 대한 다음 기일은 다음 달 6일 오전 11시 진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