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가전·팩토리·헬스케어
아우르는 하이얼 생태계 구축
스타트업 투자 펀드 조성할 것
저우윈제 하이얼그룹 회장(사진)은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첨단기술을 육성해 스마트가전과 스마트팩토리, 헬스케어를 아우르는 하이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저우 회장은 화중과기대 공학박사 출신으로 1988년 하이얼에 입사해 지난해 11월 회장에 올랐다.
하이얼은 중국 내수시장에 머물지 않고 세계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흔치 않은 중국 기업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가전시장에서 하이얼의 점유율은 10% 안팎으로 13년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저우 회장은 “중국에는 진정한 명품이 없다”며 “해외로 나가 글로벌 기업들과 겨뤄야 세계적인 명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해외 시장 공략 이유를 설명했다. 하이얼은 세계 160여 개국에 진출해 10억 곳 이상의 가정에 가전제품을 판매했다. 2012년 일본 산요(브랜드명 아쿠아), 2016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를 인수해 프리미엄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저우 회장은 “향후 3년 동안 400억위안 규모 스타트업 투자 펀드를 만들고 연구개발(R&D)에 600억위안을 투입하는 등 미래기술에 1000억위안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연 매출의 3분의 1에 달하는 자금을 녹색(친환경), 보안, 반도체, IoT, 빅데이터 등 5대 핵심 기술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하이얼그룹은 지난해 전년보다 10% 늘어난 3327억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순이익은 415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하이얼은 2020년 스마트홈 브랜드 ‘싼이냐오(三翼鳥)’와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카오스’를 출시했다. 카오스는 현재 세계 7만여 개 기업이 공장 운영에 활용하고 있다. 저우 회장은 “세계 각국 시장을 공략한 경험을 살려 가정과 산업 현장에서 사용자에게 최대한 편안한 조작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얼은 산둥성 칭다오시 산하 냉장고공장에서 1984년 직원들이 주식을 나눠 갖는 종업원주주회사로 전환했다. 종업원주주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 생긴 독특한 제도다. 저우 회장은 “직원들이 스스로 주인이 되는 주체적 기업 문화가 하이얼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소개했다. 하이얼은 직원들의 주인의식을 높이기 위해 사내 창업 플랫폼인 촹커(創客)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5개의 상장사, 38개의 전정특신(중국판 강소기업), 90개의 가젤기업(성장성과 지구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배출했다.
통역=펑후이잉(馮慧穎)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