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은행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4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증가한 반면 위기에 대비한 충당금이 전년보다 크게 줄어든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 20곳의 순이익은 16조9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보다 39.4%(4조8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3%로 전년보다 0.12%포인트 상승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7.01%로 전년 대비 1.46%포인트 올랐다. 은행의 수익력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이 기간 0.03%포인트 오른 1.45%를 기록했다.

산업은행의 HMM 전환사채 전환권 행사이익(1조8000억원)이 전체 은행권 이익 규모를 상당 부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산은의 순이익(2조5000억원)을 제외한 19개 은행의 순이익도 14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8000억원(24.1%) 증가했다.

지난해 금리 인상과 대출 금액 확대로 전체 은행 이자이익이 전년보다 4조8000억원(11.7%) 늘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이 기간 3000억원 줄어든 7조원을 기록했다.

부실에 대비한 대손비용(대손상각비와 충당금전입액 등을 합친 비용)은 4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조1000억원(42.7%) 줄어들었다. 2020년 코로나 사태를 고려해 충당금 규모를 크게 늘린 데 따른 기저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는 가운데 잠재 부실의 현재화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