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쏟아지니 검사 자포자기…"일못하면 생계는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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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부양·주변 눈치·느슨해진 방역…하루 60만명 확진 속 검사 기피 증가
거리두기 완화 띄우는 방역당국…'샤이 오미크론' 대책은 전무 "아내와 아이를 부양해야 하는 외벌이 가장인데 일주일 영업 못 하면 그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서울 마포구에서 포장과 택배 전문 요식업을 하는 30대 남성 A씨는 최근 아내가 코로나19에 확진된 후에 해본 자가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지만 이후 계속 목이 아프고 기침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추가검사는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A씨는 "다시 검사하면 양성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무서워서 못 하겠다"며 "검사했다가 확진이라도 되면 고객들 택배 주문 약속도 못 지키게 된다. 차라리 기침을 참고 마스크 잘 끼고 생활하면 조용히 지나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1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처음 60만 명을 돌파, 감염 확산 우려도 날로 커지고 있지만 생계를 비롯한 여러 이유로 검사를 회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도 예고된 상황에서 "나 하나쯤이야", "뭐하러 더 검사를 받나" 같은 '검사 무용론'도 제기되는 분위기라 방역심리가 붕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충청 지역에서 1년째 배달 라이더로 일하는 김모(28) 씨는 "주변 라이더들도 검사를 꺼린다. 가족들이 확진돼도 그냥 조심하면서 검사는 안 하는 경우가 많다"며 "나도 이제 코로나19는 그냥 감기라고 생각하고 넘긴다"고 말했다.
김 씨는 "예전에는 걸려서 일을 못 하면 지원금이라도 나왔는데 이제 생계지원금도 많이 줄어서 무조건 확진은 피하자는 생각들을 한다"며 "요새는 확진되는 게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확진되면 피해는 내가 다 입으니 차라리 검사를 안 받는 게 속 편하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 일용직, 배달원들 외에 일반 회사원들도 직장과 동료에게 부담을 줄 수 없어 감염 의심 증상이 있어도 검사하지 않고 출근하거나, 혹은 확진돼도 온전히 쉬지 못하고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B(31)씨는 1주일 전 발열을 포함한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났지만 자가검사도 해보지 않고 출근하고 있다.
B씨는 "양성이 나오면 일주일 자가격리 해야 하는 게 회사 방침인데 내가 자리를 비우면 그만큼 일이 쌓이고, 공백을 채워줄 인력도 없어 눈치가 보인다"면서 "확진자가 60만 명이 넘으니 이제는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검사를 미루게 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관련 회사에 재직 중인 송모(40) 씨는 "요즘은 빨리 걸려서 나은 뒤 자유롭게 다니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증상도 많이 약해졌다 싶으니 주변에서도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체적으로 눈치 때문에, 혹은 업무 공백을 우려한 회사 측의 병가 제한 때문에 감염병 유급휴가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지면서 이처럼 '샤이 오미크론'들도 늘고 있지만 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충북의 한 보건소에서 코로나 역학조사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50대 여성을 역학 조사하다가 '다른 사람은 아파도 검사 안 받는데 나는 왜 괜히 검사해서 확진됐나, 나도 받지 말걸'이라고 하는 걸 듣고 힘이 빠지더라"면서 "아무리 생계가 걱정돼도 이기적인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확진이 돼도 병원에 갈 수 없고 격리만 하게 되니 생활이 어려운 분들이 검사를 안 하는 것을 뭐라고 할 수 없다"면서 "정부가 감기나 독감처럼 코로나19를 관리하겠다면 진료 시스템도 독감처럼 일반 진료를 보고 주사를 맞거나 약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거리두기 완화 띄우는 방역당국…'샤이 오미크론' 대책은 전무 "아내와 아이를 부양해야 하는 외벌이 가장인데 일주일 영업 못 하면 그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서울 마포구에서 포장과 택배 전문 요식업을 하는 30대 남성 A씨는 최근 아내가 코로나19에 확진된 후에 해본 자가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지만 이후 계속 목이 아프고 기침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추가검사는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A씨는 "다시 검사하면 양성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무서워서 못 하겠다"며 "검사했다가 확진이라도 되면 고객들 택배 주문 약속도 못 지키게 된다. 차라리 기침을 참고 마스크 잘 끼고 생활하면 조용히 지나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1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처음 60만 명을 돌파, 감염 확산 우려도 날로 커지고 있지만 생계를 비롯한 여러 이유로 검사를 회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도 예고된 상황에서 "나 하나쯤이야", "뭐하러 더 검사를 받나" 같은 '검사 무용론'도 제기되는 분위기라 방역심리가 붕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충청 지역에서 1년째 배달 라이더로 일하는 김모(28) 씨는 "주변 라이더들도 검사를 꺼린다. 가족들이 확진돼도 그냥 조심하면서 검사는 안 하는 경우가 많다"며 "나도 이제 코로나19는 그냥 감기라고 생각하고 넘긴다"고 말했다.
김 씨는 "예전에는 걸려서 일을 못 하면 지원금이라도 나왔는데 이제 생계지원금도 많이 줄어서 무조건 확진은 피하자는 생각들을 한다"며 "요새는 확진되는 게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확진되면 피해는 내가 다 입으니 차라리 검사를 안 받는 게 속 편하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 일용직, 배달원들 외에 일반 회사원들도 직장과 동료에게 부담을 줄 수 없어 감염 의심 증상이 있어도 검사하지 않고 출근하거나, 혹은 확진돼도 온전히 쉬지 못하고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B(31)씨는 1주일 전 발열을 포함한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났지만 자가검사도 해보지 않고 출근하고 있다.
B씨는 "양성이 나오면 일주일 자가격리 해야 하는 게 회사 방침인데 내가 자리를 비우면 그만큼 일이 쌓이고, 공백을 채워줄 인력도 없어 눈치가 보인다"면서 "확진자가 60만 명이 넘으니 이제는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검사를 미루게 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관련 회사에 재직 중인 송모(40) 씨는 "요즘은 빨리 걸려서 나은 뒤 자유롭게 다니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증상도 많이 약해졌다 싶으니 주변에서도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체적으로 눈치 때문에, 혹은 업무 공백을 우려한 회사 측의 병가 제한 때문에 감염병 유급휴가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지면서 이처럼 '샤이 오미크론'들도 늘고 있지만 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충북의 한 보건소에서 코로나 역학조사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50대 여성을 역학 조사하다가 '다른 사람은 아파도 검사 안 받는데 나는 왜 괜히 검사해서 확진됐나, 나도 받지 말걸'이라고 하는 걸 듣고 힘이 빠지더라"면서 "아무리 생계가 걱정돼도 이기적인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확진이 돼도 병원에 갈 수 없고 격리만 하게 되니 생활이 어려운 분들이 검사를 안 하는 것을 뭐라고 할 수 없다"면서 "정부가 감기나 독감처럼 코로나19를 관리하겠다면 진료 시스템도 독감처럼 일반 진료를 보고 주사를 맞거나 약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