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감자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감자처럼 생긴 박의 덩이줄기였다.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감자를 발견했다고 믿었던 한 뉴질랜드 농부 내외의 얘기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세계기록 인증 기관인 영국의 기네스월드레코드는 뉴질랜드인 콜린 크레이그 브라운과 그의 아내 도나가 밭에서 캐낸 식물이 감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기네스월드레코드 측은 브라운 부부에게 보낸 서한에서 "DNA(데옥시리보핵산) 검사 결과 해당 식물은 감자가 아니라 박의 덩이줄기로 판단된다"며 "유감스럽게도 세계 기록에 등재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이 부부는 지난해 8월 집 뒷마당에서 감자 모양의 식물을 발견했다. 무게는 7.8kg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감자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모았다. 현재 기네스북에 등재된 가장 무거운 감자는 2011년 영국에서 발견된 감자로, 무게가 5㎏이 채 되지 않는다. 브라운 부부는 이 식물에 '더그(Doug)'라는 이름을 붙이고,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렸다. 더그는 금세 지역 명물이 됐다.

덩이줄기는 양분을 저장하기 위해 팽창된 뿌리의 줄기 부분을 가리킨다. 감자 토란 등이 대표적인 덩이줄기 식물이다. 주로 녹말이 저장된 유세포로 이뤄져 있다. 브라운 부부가 박의 덩이줄기를 발견하고도 "먹어보니 감자 맛이 났다"고 주장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브라운 부부는 여전히 더그를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다. 크레이그 브라운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며 "우리가 DNA 표본을 제출했기 때문에 결과를 믿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세계 최대 감자를 찾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