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서 사퇴요구 받은 윤호중 "의견수렴해 거취문제 쿨하게 결정"
"단합 우선" 옹호론 속 쇄신방향 놓고 파열음…재선간담회도 의견 팽팽
윤호중, 초·재선 연쇄 면담…내홍 확대냐 수습이냐 기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대위' 체제를 둘러싼 내홍이 본격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윤 비대위원장이 17일 초·재선 의원들과 연쇄 간담회를 하면서 수습에 나섰다.

당내 의원 모임 중 처음으로 '더좋은미래(더미래)'가 전날 '윤호중 비대위 체제'에 집단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파열음이 확산하는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초·재선들과의 회동이 이번 사태의 기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재선 의원들과 면담했다.

그는 재선 의원들과 만나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하고,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도 윤 비대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현시점에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옹호론이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윤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구성 과정상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 인정하면서 긴급한 비대위 구성 과정상의 특성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또 마무리 발언에서 "자리와 권한에 연연해본 적 없이 정치를 해왔다"면서 "이후에도 의원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서 쿨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준비와 당의 쇄신을 동시에 하면서 새 정부 출범과 관련한 각종 협상과 인사청문회 등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당 지도부가 (비대위원장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오후에는 초선 의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초선 의원 가운데에도 '윤호중 비대위' 체제에 의문을 표하는 인사가 적지 않은 만큼 내홍 국면을 넘어갈 수 있을지 가늠할 고비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윤 비대위원장은 재선의원 면담에서 "오후에 초선의원들 간담회까지 한 뒤에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고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거취 문제 결정은 오늘 내로 한다는 것은 아니다.

시한을 정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지난 15일 회의에서 집단으로 윤 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하지는 않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파열음이 계속되고 있다.

나아가 내주 새 원내대표 선출이 있는 만큼 '윤호중 비대위 체제' 유지 문제가 원내대표 선거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적어도 새 원내대표 선거 때까지는 비대위 문제를 놓고 내홍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6월 지방선거와 대안부재론 등의 이유로 '윤호중 체제' 옹호론도 나오고 있다.

비대위원을 맡은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윤 위원장 자신도 고사했으나 당무도 제대로 알고 선거도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해서 맡았다고 한다.

거의 독배"라면서 "현실적으로 (윤 위원장이 퇴진한다면) 외부에서 모셔와야 하는데, 모셔오는 데 공감대가 있느냐"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거듭나기의 첫 번째 과정은 당면한 지방선거를 앞둔 당의 안정화"라며 "비대위에 대한 논란보다 당이 집중해야 할 것은 바로 173석의 압도적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힘을 제대로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초·재선 연쇄 면담…내홍 확대냐 수습이냐 기로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와 그에 따른 쇄신 방향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초선 민형배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채이배 비대위원의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사에 반성을 담아야 한다'는 발언 등과 관련, "채이배의 망언은 참기 어렵다"며 "이런 말들을 제어할 수 없다면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자격 미달이다.

채이배 위원을 즉각 내보내시라"고 직격했다.

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측근 그룹 '7인회' 멤버인 김병욱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박용진 의원을 비판했다.

박 의원이 전날 토론회에서 투표율과 득표율을 고려할 때 이 전 지사가 얻은 표가 문 대통령 지지율보다 낮다고 한 것에 대해 "그러면 대선 당시 투표하지 않은 국민은 모두 윤석열을 지지했다는 말이냐"면서 "정권교체 파고에서 박빙 승부를 펼친 것에는 박수를 보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