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LG 에너지솔루션 본사.  /사진=한경 DB
여의도 LG 에너지솔루션 본사. /사진=한경 DB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결국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줬다. 코스피200지수 편입 이후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되면서 일주일새 10% 가까이 주가가 빠진 것으로 보인다. LG엔솔에 대한 증권가의 목표가도 엇갈려 투자자들의 혼란은 커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0분 기준 LG엔솔은 전 거래일 보다 1만4000원(3.85%) 내린 37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200지수 편입 직후 9.5% 빠졌다. 상장 첫날 종가 대비 25.2% 빠진 수준이다.

LG엔솔은 지난 1월27일 상장하면서 당일 종가 50만5000원으로 118조원의 시총을 기록, 전날까지 코스피 시총 2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이후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주당 30만원대까지 주가가 하락하는 등 88조원까지 시총이 줄어들었다. 결국 SK하이닉스에 시총 2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LG엔솔은 지난 11일 코스피200지수에 조기편입되면서 공매도가 가능해졌다. 지수 편입 후 3거래일간 공매도 규모만 6600억원으로, 공매도 상위 종목 5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편입 당시 코스피200지수·KRX K-뉴딜지수 등의 편입으로 5000억원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수익실현을 위한 매물 출회가 이어지며 공매도의 타깃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니켈·리튬 등 2차전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전기차 판매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공매도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지난 11일 1200억원대 안팎이던 공매도 잔고금액은 같은달 14일에는 3400억원대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LG엔솔의 코스피200지수 편입 직후 개인들이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지난 11일부터 전날까지 개인이 6194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으며, 기관은 156억원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반면 외국인은 6194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 1월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가 상장 기념 북을 치고 있다. /사진=한경 DB
지난 1월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가 상장 기념 북을 치고 있다. /사진=한경 DB
증권사들이 제시한 LG에너지솔루션의 적정 주가도 엇갈린다. 최근 한달간 증권사들이 제시한 LG에너지솔루션 목표주가는 최소 44만에서 최대 62만원 수준이다.

적정주가 62만원을 제시한 전혜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산업의 반도체 공급망 차질 우려가 해소되면 전기차·배터리 생산 확대로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약 260조원의 수주잔고가 확보된 상태로 대형 완성차 업체들과의 JV(합작사)설립을 통해 안정적인 고객사 확보를 해놓았기에 사업 확장과 실적 상향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적정주가 42만원을 제시한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형 성장 전략에 따른 시장 선점은 긍정적이나 경쟁이 심화되고 원가가 상승 중"이라며 "출하 증가에 따른 매출성장과 수익성 방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LG엔솔 투자의견에 대해선 '홀드'(보유)로 신규 제시했다. 그는 "최근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상위업체로의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며 "2차전지 업종은 변동비가 70~80%로 큰 산업이기에 기술경쟁력으로 믹스개선을 하거나 밸류체인의 수직계열화로 중간 비용을 절감하거나 규모의 경제로 고정비절감 등을 할 수 있는 기업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