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반성문 써야"…與 비대위원 요구에 靑 출신 의원들 '반발'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사에 반성문을 남기고 떠났으면 한다"는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의 발언에 민주당 청와대 출신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16명의 청와대 출신 의원들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누구도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 동안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다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5년의 국정운영이 '나쁜 정치'라는 한 단어로 규정되는 것에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선거에 필요할 때는 너도나도 대통령을 찾고, 당이 어려워지면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 채이배 위원이 생각하는 '좋은 정치'냐"며 "취임 직후부터 마주했던 전쟁의 위기, 점점 고조되었던 대외 경제 위기, 가까운 이웃과 맞서야 했던 일본 수출규제의 위기,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코로나 19와의 전쟁 등 문재인 정부는 수많은 위기를 국민과 함께 극복해 왔다. 왜 그 노력은 보지 않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평가는 누군가를 내세워 방패막이 삼거나, 지난 시기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사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그런 점에서 채이배 위원의 공식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비대위에도 요구한다"며 "선거 패인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위한 치밀한 프로그램을 비대위가 나서 하루빨리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입장문에는 고민정 김승원 김영배 김의겸 민형배 박상혁 윤건영 윤영덕 윤영찬 정태호 진성준 최강욱 한병도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