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대표 맛집 모트32, 서울 상륙
"홍콩 여행 온 듯한 느낌"
스위스 국민 음식 뢰스티 '매력'
디트로이트식 네모피자·멕시코 전통 타코도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지 2년여가 지났다. 세계 각국 여행지의 그 맛이 그리워진 지난 주말, 지갑 하나 챙겨 떠났다. 이름하여 ‘세계 미식 여행’.
눈·코·입 즐거운 홍콩 대표 맛집 … 최고급 차 ‘대홍포’ 눈길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모던 차이니즈 레스토랑 ‘모트32 서울’에 들어서면 ‘외국에 온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홍콩 특유의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이곳은 홍콩에 가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맛집으로 꼽히는 모트32의 한국 분점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모트32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작년 12월 문을 열었다.모트32는 중국 광둥식 전통 요리에 서양식 미감을 더한 세련된 요리로 유명하다. 인테리어부터 음식, 음료 등을 모트32 현지 방식으로 재현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베이징 오리와 딤섬, 바닷가재 마파두부 등이다. 얇게 썰어낸 오리 껍질을 설탕에 찍어 그 풍미부터 느껴봤다. 뱃살 등 살코기는 전병에 파, 오이, 특제 소스를 곁들여 먹었다. 딤섬, 누들 등 홍콩의 대표 일상식을 고급화한 메뉴도 있다. ‘블랙 트러플 메추리알 사오마이’는 반숙 메추리알이 입을 부드럽게 감싼다. 홍콩 전통 에그 누들 제조법으로 쫄깃한 면의 식감을 살린 ‘해물 에그누들’도 인기다.
유원정 모트32 서울 헤드셰프는 “홍콩 대표 맛집을 서울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현지와 꾸준히 교류하고 있다”며 “눈으로 먼저 감상하고 맛과 향까지 즐기면 홍콩에 온 듯한 느낌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차 애호가들이 즐겨 마신다는 우롱차의 일종인 ‘대홍포’도 일반 식당에선 접하기 힘든 음료다.
스위스 집밥 … 곱게 간 감자 부친 국민요리 ‘뢰스티’
스위스는 경복궁에서 서쪽으로 약 620m 떨어진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스위스 요리 전문점 ‘라 스위스’와 ‘가스트로통’. 하얗게 칠한 벽과 나무로 마감한 외관이 스위스 산자락 나무집과 닮았다. 벽에 걸린 스위스 국기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는 이도 많았다.두 곳 모두 스위스 출신 오너셰프 롤랜드 히니 씨와 그의 아내 김영심 소믈리에가 운영하는 곳이다. 라 스위스는 스위스 가정식을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다. 스위스의 국민 음식으로 통하는 ‘뢰스티’가 대표 메뉴다. 뢰스티는 곱게 간 감자를 부친 스위스 베른의 가정식이다. 라 스위스 관계자는 “뢰스티 위에 연어, 라클렛 치즈, 소시지 등 여러 재료를 얹어 먹을 수 있다”며 “‘송아지 안심 뢰스티’를 많이 찾는다”고 했다. 포슬포슬한 감자 식감을 느낄 수 있는 뢰스티를 한술 뜬 뒤, 버섯 크림소스와 어우러진 송아지 안심을 올려 먹었다. 이만하면 스위스 여행이 따로 없다.
스위스 사람이 즐겨 먹는 헝가리식 수프인 ‘굴라쉬 수프’도 별미다. 소고기, 파프리카, 감자 등을 되직하게 끓여내 맛이 풍부하다. 옆집 가스트로통에선 고급스러운 정찬 느낌의 스위스 정통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태원서 즐기는 ‘디트로이트식 네모 피자’
네모난 피자는 미국 자동차 도시 디트로이트의 상징이다. 뉴욕,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피자와 함께 미국 4대 피자로 꼽힌다. 자동차 공업 노동자들이 철판에 구워 먹던 것에서 유래했으며, 네모난 모양이 특징이다. 이런 디트로이트식 피자를 서울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모터시티바이매니멀’은 디트로이트식 피자 가게다. 사각형 반죽 위에 베이컨과 페퍼로니, 치즈, 토마토소스를 얹은 ‘잭슨5’가 대표 메뉴다. 반죽에 닿는 면이 바삭하면서도 파이처럼 두툼한 토핑이 매력적이다.
마포구 상수동 ‘구스토 타코’는 멕시코 본연의 맛을 내는 타코 식당이다. 구스토 타코 관계자는 “직접 옥수수를 삶고 갈아 만든 반죽으로 토르티야를 구워 타코, 치미창가, 브리토 등을 만든다”고 했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사이에서도 맛집으로 통한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앙’은 태국 전통 새우 수프인 똠얌꿍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이 밖에 서울 곳곳엔 모로코, 브라질, 그리스 등 여러 국가 음식을 내세운 식당이 있다. 낯선 듯 특별한 세계의 맛. 여권 없이 비행기를 타고 몇 시간을 날아가지 않아도 여행 분위기가 제법 난다. 나라별 특유의 맛을 살리려 솜씨를 가다듬어 온 셰프의 정성이 고마울 정도다. 훌쩍 떠난 ‘세계 미식 여행’은 황홀했다. 이대로면 세계 일주도 순식간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