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리더가 겸손한 질문 던질 때 조직도 성장
많은 사람이 ‘실력 있는 리더’는 방향을 정확히 제시하고 즉각 답을 알려주는 리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업무 환경이 끊임없이 달라지는 ‘불확실성의 시대’엔 그렇지 않다. 에드거 샤인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 경영대학원 석좌교수와 실리콘밸리의 전략컨설턴트인 그의 아들 피터 샤인은 “지시하고 단언하는 리더보다 허심탄회하게 질문하는 리더가 이끄는 조직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긍정적이고 허심탄회한 관계를 맺으며 소통해야 수많은 요소가 맞물려 돌아가는 정교한 과제를 해결하고 효과적으로 임무를 완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리더의 질문법》에서 지시보다는 ‘겸손한 질문’을 통해 협력의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다며 그 방법을 제시한다. 2013년 초판이 출간된 이 책은 지난해 개정판으로 나와 세계 17개국에서 출간됐다. 책에서 말하는 ‘겸손’은 겸손한 성격이 아니다. 아무리 오만한 리더라도 남들에게 의존해야 할 때는 겸손한 질문을 구사할 수 있다. 저자들은 이런 겸손을 ‘지금 여기에서의 겸손’이라 부른다. 이는 ‘정보를 공유하고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선 서로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인정하고 나선 “지금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죠?” “우리가 알아야 할 게 또 뭐가 있나요?”라는 식으로 질문하면 된다.

겸손한 질문은 복잡한 상황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부서 전체가 골치 아픈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우리가 알아야 할 게 또 뭐가 있을까요?” 또는 “어떻게 해서 이 상황에 이르게 됐을까요?”라는 질문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풀어나갈 수 있다. 특히 안전이 최우선인 위험 업종이나 병원 등 의료 관련 업종에선 허심탄회한 소통이 사고를 막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저자들은 “겸손한 질문은 신뢰를 밑바탕으로 조직의 성과를 이끄는 강력한 촉매제가 된다”고 강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