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6~22일 중 하루 평균 37만 명’이라고 전망했던 코로나19 정점 시기와 규모를 재조정하기로 했다. 16일 62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면서 기존 예측이 또다시 빗나갔기 때문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7일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상보다 크고 정점 구간도 다소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정점 예측치를)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코로나19 확진자는 62만1328명으로 처음으로 60만 명을 돌파했다. 직전일에 질병관리청 시스템 오류로 누락된 확진자 7만 명이 이날 집계에 포함된 걸 감안해도 하루 새 55만 명 넘게 감염됐다.

정부는 예측이 틀린 이유 중 하나로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 변이를 꼽았다. 오미크론은 BA.1, BA.1.1, BA.2, BA.3 등 4개의 세부 유형으로 나뉜다. 이 중 BA.2의 전파력은 오리지널 오미크론보다 30% 센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BA.2 변이 검출률은 지난달 17.3%에서 3월 둘째주 26.3%로 높아졌다. 이 단장은 “유럽에서도 BA.2의 영향으로 정점이 지난 후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사적 모임 최대 인원을 6명에서 8명으로 늘리되, 식당·카페 영업시간은 밤 11시로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18일 오전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곧 ‘정점이 올 테니 방역을 완화해도 된다’는 국가는 한국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