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中 정상과 먼저 통화…윤석열, 쿼드 가입 속도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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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호주 이어 인도 총리와 전화
尹 "양국 동반자 관계 발전 희망"
中 등 '주변 4강' 先통화 관례 깨
韓·美동맹 강화 외교기조 드러나
尹 "양국 동반자 관계 발전 희망"
中 등 '주변 4강' 先통화 관례 깨
韓·美동맹 강화 외교기조 드러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했다. 미국 일본 영국 호주에 이은 다섯 번째 정상 간 통화다. 윤 당선인이 당선 후 미·중·일·러 등 ‘주변 4강’과 먼저 통화한다는 관습을 깨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보다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안보협의체) 가입국인 호주, 인도 정상과 먼저 통화하며 미국 주도의 대중(對中) 견제 노선에 참여할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윤석열 당선인과 모디 총리가 이날 오후 4시45분부터 20여 분간 통화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역내 선도국 인도와 외교·안보의 실질적 협력 지평을 넓혀나가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이에 “지정학적인 지역 내 위험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하고 당선인 임기 동안 우호 증진 관계가 심화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앞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통화와 마찬가지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강조한 것이다. 윤 당선인이 ‘가치외교’를 지향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해외 정상과의 연이은 통화에서 중국 정상보다 호주·인도 정상을 우선순위에 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당선 직후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미·중·일·인도·러시아 순으로 전화 통화를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뒤 미·중·일·러 순으로 주한 대사들을 만났다.
윤 당선인은 이날 모디 총리와의 통화로 미국이 주도하는 대표적 대중 견제노선인 쿼드와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 3자 안보협의체) 회원국들과의 통화를 완료하게 됐다. 한·미 관계에선 ‘동맹 강화’, 한·중 관계에선 ‘상호 존중’을 앞세운 윤 당선인의 외교 정책 기조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대선 공약으로 내건 쿼드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쿼드 산하 워킹그룹에 먼저 참여해 기능적 협력을 확대하겠다”며 단계적으로 쿼드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혀왔다. 여러 차례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협의체에는 참여할 의사가 없다”며 쿼드 가입에 미온적 입장을 밝혀온 문재인 정부와 상반된다. 전날 모리슨 총리가 ‘역내 협력’을 강조한 것도 두 사람이 쿼드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5월 쿼드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며 한국도 찾는 것을 검토하는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크다.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내건 문재인 정부의 외교를 비판해온 윤 당선인이 대중 견제 노선을 내비치며 향후 한국 외교의 방향이 180도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특사도 주요국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에만 보내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한·중 관계는 당분간 껄끄러워질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과 시 주석 간 통화는 오는 5월 취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윤석열 당선인과 모디 총리가 이날 오후 4시45분부터 20여 분간 통화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역내 선도국 인도와 외교·안보의 실질적 협력 지평을 넓혀나가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이에 “지정학적인 지역 내 위험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하고 당선인 임기 동안 우호 증진 관계가 심화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앞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통화와 마찬가지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강조한 것이다. 윤 당선인이 ‘가치외교’를 지향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해외 정상과의 연이은 통화에서 중국 정상보다 호주·인도 정상을 우선순위에 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당선 직후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미·중·일·인도·러시아 순으로 전화 통화를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뒤 미·중·일·러 순으로 주한 대사들을 만났다.
윤 당선인은 이날 모디 총리와의 통화로 미국이 주도하는 대표적 대중 견제노선인 쿼드와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 3자 안보협의체) 회원국들과의 통화를 완료하게 됐다. 한·미 관계에선 ‘동맹 강화’, 한·중 관계에선 ‘상호 존중’을 앞세운 윤 당선인의 외교 정책 기조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대선 공약으로 내건 쿼드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쿼드 산하 워킹그룹에 먼저 참여해 기능적 협력을 확대하겠다”며 단계적으로 쿼드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혀왔다. 여러 차례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협의체에는 참여할 의사가 없다”며 쿼드 가입에 미온적 입장을 밝혀온 문재인 정부와 상반된다. 전날 모리슨 총리가 ‘역내 협력’을 강조한 것도 두 사람이 쿼드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5월 쿼드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며 한국도 찾는 것을 검토하는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크다.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내건 문재인 정부의 외교를 비판해온 윤 당선인이 대중 견제 노선을 내비치며 향후 한국 외교의 방향이 180도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특사도 주요국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에만 보내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한·중 관계는 당분간 껄끄러워질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과 시 주석 간 통화는 오는 5월 취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