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공급망 스트레스와 원자재, 물가 급등을 더 심화시켰다. 경제 추제들의 투자심리 위축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긴축을 피할 수 없는 터, 시장의 경제성장 전망 후퇴로 연결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연초 이후 0.4%포인트(p) 낮아졌다.
금융시장이 본격적으로 경기 위축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계산하고 이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려스러운 것은 금융시장은 경기 하강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는 점"이라며 "장단기금리차가 아직 역전이 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경기 침체를 확신하는 수준은 아닌 듯 하지만 기업 리스크 프리미엄의 상승과 주가 평가가치(밸류에이션)의 후퇴로 미뤄보면 최소한 소순환 사이클의 종료는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온다고 단언하기는 이르다는 게 김 연구원의 의견이다. 현재 경기 추세는 과거 침체기 직전의 상황 대비 강한 데다 확장을 이어갈 모멘텀도 뚜렷해 보인다는 판단에서다.
김 연구원은 "대표적 선행지표인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과거 침체가 나타나기 6~12개월 이전 구간에서 기준선(50)에 근접하는 둔화 흐름이 매번 반복됐다. 지금도 둔화하고 있지만 절대적인 레벨과 둔화 속도는 차이가 뚜렷하다. 과거 패턴을 대입하면 적어도 12개월 안에 침체가 온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후행성이 강하지만 사이클은 뚜렷한 고용에도 주목했다. 그는 "지난 8차례 경기 침체 직전 2년간 실업률 개선 속도는 대체로 정체됐으나, 현재 실업률은 경기 사이클 초중반부의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며 "팬데믹 구간을 제외하면 실업률 개선의 시차상관계수는 60%에 달해 고용 개선 모멘텀은 연속성을 가질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이미 반영했는데, 정작 경기 침체가 오지 않을 경우 주가는 어떤 흐름을 보일까. 김 연구원은 이 경우 주가가 3개월 정도 부침을 겪다 반등 추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과거 장단기금리차가 현재 이상으로 축소되고 경기가 침체로 진입하지 않았을 때, 주가는 평균적으로 3개월 정도 부침을 겪었다. 이후 반등 흐름이 재개되곤 했으며 장단기금리차가 저점을 찍은 이후 지수는 향후 6개월간 평균 10%대 반등 흐름을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4월 이후 확인할 지표에서 침체를 우려할만한 타격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선결조건이지만, 아직은 견조한 수요를 낙관할만한 요인들이 많다"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주가는 단기 부침을 겪겠으나, 과거와 같은 회복 패턴은 재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