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 CFO Lounge]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개정안, 더 강화됐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 CFO Insight]
박원 삼정KPMG 컨설팅부문 상무
박원 삼정KPMG 컨설팅부문 상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지난해 7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규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법안은 2023년에서 2025년까지 전환기를 거쳐 2026년부터 EU로 수입되는 시멘트, 전기, 비료, 철강, 알루미늄의 직접배출 탄소에 대해 탄소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럽환경위원회(ENVI)에 회부된 CBAM 안건은 지난해 12월 수정안으로 발표됐다. 지난 15일에는 유럽이사회(European Council)에서 규정안을 대체로 수용한 CBAM 타협안(General approach)에 합의했다. 올해 6월 최종 법안이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합의될 예정이므로 우리 기업과 정부는 원안과 개정안의 차이점을 미리 숙지하여 2023년 도입될 CBAM에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개정안에서는 기존 규정안에서 제안한 5가지 품목 이외에 화학물(수소 등) 및 폴리머(플라스틱류)를 포함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또 내재배출량(Embedded Emissions)의 정의를 직접배출량 뿐만 아니라 간접배출량까지 포함하도록 하며, 나아가 생산의 업스트림(Upstream·원자재 부품)까지 포함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기존 규정안에서는 2023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총 3년의 전환기를 가진 후 2026년 1월 1일부터 탄소세를 부과하도록 제안했다. 하지만 개정안에서는 전환기 및 탄소세 부과 시기를 1년 단축시켜 2023년부터 2024년까지를 전환기로 정하고 2025년 1월 1일부터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또 원안은 2035년까지 EU-ETS(탄소배출권 거래제)의 무상할당 비율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2036년부터 전면 폐지하는 계획을 담고 있지만 개정안에서는 무상할당 비율을 2028년까지 점진적으로 축소해 2029년부터 전면 폐지할 것을 제안했다.
기존 규정안의 적용 범위에선 철강산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산업으로 예상되었지만 적용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철강산업 뿐만 아니라 화학물 및 폴리머 산업으로 탄소세의 부담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EU 전체 수출액(2021년 기준 550억 유로) 중 CBAM 개정안의 범위에 속하는 7가지 품목(2021년 기준 82억 유로)의 비중은 15% 정도다.
예를 들어 2020년 한국 철강산업의 EU 수출량 279만t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간 CBAM 탄소세로 약 2억1300만유로(약 2900억원)를 부담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철강산업의 연간 EU 수출금액 23억8000만유로의 약 9%이며, 철강 1t당 76억5000만유로의 탄소세를 지불하게 된다는 의미다. 부대비용으로서는 매우 큰 금액이다. 2029년까지 무상할당율 0%, CBAM 적용 범위의 확대, EU 탄소가격의 가파른 상승세 등의 요인으로 탄소세 부담은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더 강화된 개정안의 적용범위 및 도입 스케줄, 그리고 올해 안으로 발표될 최종 법안의 내용을 철저히 숙지한 후 의무 사항에 대한 이행을 준비해야 한다.
내년부터 2년간은 전환기에 해당한다. CBAM 인증서 구입 및 제출의 의무는 없지만, 분기별로 탄소배출량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전환기 동안 합리적인 근거를 기준으로 제품별 탄소량을 산출하는 시스템 및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보고서 제출뿐만 아니라 전환기 이후 탄소배출량 관련 검증 및 검토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2년 뒤인 2025년부터는 CBAM 인증서 예치가 시작되며 분기별 필요 인증서의 80%를 예치하도록 할 예정이다. 2026년부터는 CBAM 인증서 제출이 시작되며 매년 5월까지 전년도 수입량에 대한 배출량을 신고하고 그에 상응하는 인증서를 제출해야 한다. 매년 6월까지 잔여 인증서에 대해 관할당국에 재구매 요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기타 세부 지침은 최종법안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전환기부터는 EU로 수출하는 7가지 품목(개정안 기준)에 대해 탄소배출량을 보고할 의무가 생기며, 전환기 이후부터는 그에 상응하는 탄소가격을 지불해야 수출이 가능해진다. 대상 품목을 수출하는 기업에게 추가 부담액이 발생된다는 사실이 바로 몇 달 뒤의 현실로 다가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출 기업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CBAM 부과액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이다.
CBAM에서 내재된 탄소배출량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실제배출량(Actual Value) 혹은 기본값(Default Value)을 사용하게 되는데, 실제배출량은 제품별로 추적한 실제 배출량을 사용하여 내재배출량을 산정하는 것을 의미하고, 기본값은 수출국 평균 혹은 EU 내 배출효율 하위 10%의 평균 배출 원단위(emission intensity)를 사용해 실제 배출량을 산정한다는 의미이다.
중요한 것은 기본값보다 실제배출량을 제품별로 추적 및 배부해 탄소배출량을 산정하는 것이 기업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CBAM 법안에서 실제배출량을 추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실제배출량이 아닌 기본값에 적용되는 Mark-up과 EU 내 배출 효율 하위 10%는 EU위원회의 권한으로 그들의 세수확보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보고 대상인 기업들은 지금부터 실제 탄소배출량을 정확하면서도 EU에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합리적인 추적 및 배부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남은 2년의 전환기동안 기업은 탄소배출관리, 측정, 배부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고, 탄소 배출을 감축시킬 수 있는 시설 및 설비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 나아가 탄소 배출을 고려한 가치사슬 및 공급사슬 재편 전략의 도입도 고려해야한다. 정부는 한국의 K-ETS제도, 탄소배출량 산정 기준 등이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정비하고, 한국 기업이 국내에서 지불하는 탄소세가 EU CBAM에 최대한 인정될 수 있도록 EU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더 나아가 전환기 동안 탄소감축 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도록 지원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CBAM 해당 산업의 업스트림 기업 중 개별 대응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한 시스템 지원제도 구축도 필요하다.
CBAM은 EU의 세수확보 수단 또는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무역장벽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EU에서 강조하듯 CBAM이 지구 온난화 해결을 위한 탄소 배출량 감축 이행 방안임은 부정할 수 없다. 지구 온난화 문제의 해결은 EU뿐 아니라 모든 국가들이 함께 노력해 풀어나가야 할 문제이며 상생할 수 있는 방식으로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개정안에서는 기존 규정안에서 제안한 5가지 품목 이외에 화학물(수소 등) 및 폴리머(플라스틱류)를 포함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또 내재배출량(Embedded Emissions)의 정의를 직접배출량 뿐만 아니라 간접배출량까지 포함하도록 하며, 나아가 생산의 업스트림(Upstream·원자재 부품)까지 포함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기존 규정안에서는 2023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총 3년의 전환기를 가진 후 2026년 1월 1일부터 탄소세를 부과하도록 제안했다. 하지만 개정안에서는 전환기 및 탄소세 부과 시기를 1년 단축시켜 2023년부터 2024년까지를 전환기로 정하고 2025년 1월 1일부터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또 원안은 2035년까지 EU-ETS(탄소배출권 거래제)의 무상할당 비율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2036년부터 전면 폐지하는 계획을 담고 있지만 개정안에서는 무상할당 비율을 2028년까지 점진적으로 축소해 2029년부터 전면 폐지할 것을 제안했다.
기존 규정안의 적용 범위에선 철강산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산업으로 예상되었지만 적용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철강산업 뿐만 아니라 화학물 및 폴리머 산업으로 탄소세의 부담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EU 전체 수출액(2021년 기준 550억 유로) 중 CBAM 개정안의 범위에 속하는 7가지 품목(2021년 기준 82억 유로)의 비중은 15% 정도다.
예를 들어 2020년 한국 철강산업의 EU 수출량 279만t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간 CBAM 탄소세로 약 2억1300만유로(약 2900억원)를 부담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철강산업의 연간 EU 수출금액 23억8000만유로의 약 9%이며, 철강 1t당 76억5000만유로의 탄소세를 지불하게 된다는 의미다. 부대비용으로서는 매우 큰 금액이다. 2029년까지 무상할당율 0%, CBAM 적용 범위의 확대, EU 탄소가격의 가파른 상승세 등의 요인으로 탄소세 부담은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더 강화된 개정안의 적용범위 및 도입 스케줄, 그리고 올해 안으로 발표될 최종 법안의 내용을 철저히 숙지한 후 의무 사항에 대한 이행을 준비해야 한다.
내년부터 2년간은 전환기에 해당한다. CBAM 인증서 구입 및 제출의 의무는 없지만, 분기별로 탄소배출량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전환기 동안 합리적인 근거를 기준으로 제품별 탄소량을 산출하는 시스템 및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보고서 제출뿐만 아니라 전환기 이후 탄소배출량 관련 검증 및 검토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2년 뒤인 2025년부터는 CBAM 인증서 예치가 시작되며 분기별 필요 인증서의 80%를 예치하도록 할 예정이다. 2026년부터는 CBAM 인증서 제출이 시작되며 매년 5월까지 전년도 수입량에 대한 배출량을 신고하고 그에 상응하는 인증서를 제출해야 한다. 매년 6월까지 잔여 인증서에 대해 관할당국에 재구매 요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기타 세부 지침은 최종법안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전환기부터는 EU로 수출하는 7가지 품목(개정안 기준)에 대해 탄소배출량을 보고할 의무가 생기며, 전환기 이후부터는 그에 상응하는 탄소가격을 지불해야 수출이 가능해진다. 대상 품목을 수출하는 기업에게 추가 부담액이 발생된다는 사실이 바로 몇 달 뒤의 현실로 다가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출 기업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CBAM 부과액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이다.
CBAM에서 내재된 탄소배출량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실제배출량(Actual Value) 혹은 기본값(Default Value)을 사용하게 되는데, 실제배출량은 제품별로 추적한 실제 배출량을 사용하여 내재배출량을 산정하는 것을 의미하고, 기본값은 수출국 평균 혹은 EU 내 배출효율 하위 10%의 평균 배출 원단위(emission intensity)를 사용해 실제 배출량을 산정한다는 의미이다.
중요한 것은 기본값보다 실제배출량을 제품별로 추적 및 배부해 탄소배출량을 산정하는 것이 기업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CBAM 법안에서 실제배출량을 추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실제배출량이 아닌 기본값에 적용되는 Mark-up과 EU 내 배출 효율 하위 10%는 EU위원회의 권한으로 그들의 세수확보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보고 대상인 기업들은 지금부터 실제 탄소배출량을 정확하면서도 EU에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합리적인 추적 및 배부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남은 2년의 전환기동안 기업은 탄소배출관리, 측정, 배부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고, 탄소 배출을 감축시킬 수 있는 시설 및 설비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 나아가 탄소 배출을 고려한 가치사슬 및 공급사슬 재편 전략의 도입도 고려해야한다. 정부는 한국의 K-ETS제도, 탄소배출량 산정 기준 등이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정비하고, 한국 기업이 국내에서 지불하는 탄소세가 EU CBAM에 최대한 인정될 수 있도록 EU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더 나아가 전환기 동안 탄소감축 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도록 지원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CBAM 해당 산업의 업스트림 기업 중 개별 대응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한 시스템 지원제도 구축도 필요하다.
CBAM은 EU의 세수확보 수단 또는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무역장벽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EU에서 강조하듯 CBAM이 지구 온난화 해결을 위한 탄소 배출량 감축 이행 방안임은 부정할 수 없다. 지구 온난화 문제의 해결은 EU뿐 아니라 모든 국가들이 함께 노력해 풀어나가야 할 문제이며 상생할 수 있는 방식으로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