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원에 샀는데 130억…英 가정집서 발견된 200년 전 걸작 [김동욱의 하이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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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가정집 정원에 있던 '평범한' 조각상이 알고 보니 200여년 전 사라진 걸작 조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년 전 5200파운드(약 820만원)에 구입했던 조각의 가격은 무려 800만파운드(약 127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입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한 부부가 2002년 런던의 경매장에서 5200파운드에 구입했던 조각상 한 점이 이탈리아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의 작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토니오 카노바(1757~1822)는 이탈리아 신고전주의를 대표하는 조각가로 교황 클레멘스 13세와 14세의 묘를 꾸민 인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나폴레옹의 궁정 조각가로도 활동했습니다.
지난 20년간 부부의 집 정원을 장식했던 1.8m 길이 조각상은 그가 죽기 전에 남긴 작품 중 하나로 감정됐습니다. 발과 손, 손가락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곡선이 카노바의 전형적인 특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작품 상태도 매우 양호하다는 설명입니다. 이 작품이 어떻게 하다가 정원 장식물이 됐었는지 이력도 밝혀졌습니다. ‘누운 막달레나’(Maddalena Giacente)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종교적 황홀경에 빠진 막달라 마리아를 묘사한 것으로 1819년 당시 영국 총리였던 로버트 젠킨슨(1770~1828) 의뢰로 카노바가 제작했다고 합니다. 당시 젠킨슨은 1200기니(당시 약 1260파운드에 해당)를 주고 작품을 의뢰했는데요. 오늘날 화폐 가치로는 11만 파운드(약 1억7500만원)에 해당하는 거금이라고 합니다.
공교롭게도 카노바는 조각상을 젠킨슨에게 인도하기 한 달 전에 사망했고, 1828년 젠킨슨이 사망한 뒤 작품은 유가족에게 넘겨졌고, 몇차례 손바꿈이 있고 나서 유족 중 한명이 이 조각상을 처분했다고 합니다.
이후 조각상은 여러 전시회를 떠돌다 여러 명의 주인을 거치면서 행방이 묘연해졌습니다. 1959년 당시 조각상 소유주의 저택이 지역 카펫 제조업자에게 통째로 팔렸다가 이후 매각 과정을 거치면서 작품의 이력이 추적 불가능하게 됐던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이 작품은 예술계에서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됐다고 합니다.
오는 7월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 부쳐지는 이 조각상의 예상 경매가는 500만~800만파운드(약 80억~127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입니다.
한때 사라진 줄만 알았던 작품이 기적처럼 돌아왔습니다. 위대한 작품의 가치는 언젠가는 드러날 수밖에 없는 모양입니다. 작품이 감정을 받은 이유도, 조각상을 본 사람들이 모두가 범상치 않은 작품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평범한 가정의 정원 장식용으로 팔렸다는 이력은 앞으로 이 작품의 가치를 높이는 흥미로운 '양념'역할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더는 이 작품이 지난 200년과 같은 기구한 이력을 반복할 일은 없겠죠.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한 부부가 2002년 런던의 경매장에서 5200파운드에 구입했던 조각상 한 점이 이탈리아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의 작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토니오 카노바(1757~1822)는 이탈리아 신고전주의를 대표하는 조각가로 교황 클레멘스 13세와 14세의 묘를 꾸민 인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나폴레옹의 궁정 조각가로도 활동했습니다.
지난 20년간 부부의 집 정원을 장식했던 1.8m 길이 조각상은 그가 죽기 전에 남긴 작품 중 하나로 감정됐습니다. 발과 손, 손가락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곡선이 카노바의 전형적인 특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작품 상태도 매우 양호하다는 설명입니다. 이 작품이 어떻게 하다가 정원 장식물이 됐었는지 이력도 밝혀졌습니다. ‘누운 막달레나’(Maddalena Giacente)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종교적 황홀경에 빠진 막달라 마리아를 묘사한 것으로 1819년 당시 영국 총리였던 로버트 젠킨슨(1770~1828) 의뢰로 카노바가 제작했다고 합니다. 당시 젠킨슨은 1200기니(당시 약 1260파운드에 해당)를 주고 작품을 의뢰했는데요. 오늘날 화폐 가치로는 11만 파운드(약 1억7500만원)에 해당하는 거금이라고 합니다.
공교롭게도 카노바는 조각상을 젠킨슨에게 인도하기 한 달 전에 사망했고, 1828년 젠킨슨이 사망한 뒤 작품은 유가족에게 넘겨졌고, 몇차례 손바꿈이 있고 나서 유족 중 한명이 이 조각상을 처분했다고 합니다.
이후 조각상은 여러 전시회를 떠돌다 여러 명의 주인을 거치면서 행방이 묘연해졌습니다. 1959년 당시 조각상 소유주의 저택이 지역 카펫 제조업자에게 통째로 팔렸다가 이후 매각 과정을 거치면서 작품의 이력이 추적 불가능하게 됐던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이 작품은 예술계에서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됐다고 합니다.
오는 7월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 부쳐지는 이 조각상의 예상 경매가는 500만~800만파운드(약 80억~127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입니다.
한때 사라진 줄만 알았던 작품이 기적처럼 돌아왔습니다. 위대한 작품의 가치는 언젠가는 드러날 수밖에 없는 모양입니다. 작품이 감정을 받은 이유도, 조각상을 본 사람들이 모두가 범상치 않은 작품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평범한 가정의 정원 장식용으로 팔렸다는 이력은 앞으로 이 작품의 가치를 높이는 흥미로운 '양념'역할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더는 이 작품이 지난 200년과 같은 기구한 이력을 반복할 일은 없겠죠.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