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승전 가능하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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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뒤집은 고전…"3주간 7천∼1만명 전사"
제공권도 미확보…전문가 "당분간 소모전 지속"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3주도 안 돼 최소 7천명, 많게는 1만명이 넘는 전사자를 낸 것으로 분석되면서 애초 점쳐지던 완승 전망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전황은 당장은 어느 쪽도 결정적인 군사적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으로 평가된다.
러시아군은 기초적 보급조차 원활히 이뤄지지 못할 정도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
개전 초기 러시아군 일선 병사 대다수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란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러시아군 특수부대들이 '3일 일정의 작전'이란 말을 들었다는 증언도 나온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예상보다 거센 전투의지를 보였고, 결과적으로 러시아군은 압도적 전력에도 불구하고 당초 목표였던 '짧고 피 흘리지 않는 승리' 달성에 실패했다.
이에 러시아군은 하르키우와 마리우폴 등 전략적 요충지로 분류되는 도시들에 무차별 포격과 폭격을 가하는 방향으로 전술을 전환, 대규모 민간인 인명피해를 초래했으나 아직 해당 도시들을 점령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상공의 제공권조차 완벽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러시아가 보유한 군용기는 1천391기로 우크라이나(132기)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군용 헬리콥터 전력은 948기 대 55기로 더욱 큰 차이가 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의 준비가 미흡했던 탓도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정보전에서 앞서 전쟁 초 러시아군이 가한 일제 공격의 피해를 최소화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순항미사일 등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각지의 공항과 군용기 등을 타격했는데, 이를 미리 알고 전투기와 대공미사일 등 주요 장비를 안전한 곳으로 옮겨뒀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는 항공 및 방공 전력을 상당 부분 유지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서방에서 휴대용 대공미사일마저 대량으로 지원받아 러시아 항공기들을 위협하고 있다.
영국 국방·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공군 전문가인 저스틴 브롱크는 "(러시아군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손실 없이 의미 있는 제공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투의지가 높다고는 해도 병사 수만 15만에 이르는 러시아군과의 전력 차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어서다.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서 러시아군 공세를 대부분 꺾으며 상당한 성과를 냈지만, 남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밀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패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RUSI 소속 전문가 샘 크래니-에번스와 시다르스 카우샬은 크림반도의 러시아군이 드니프로강을 따라 북상하고, 하르키우(하리코프)를 우회해 남진한 다른 부대들이 합류를 시도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방면군의 상황이 "갈수록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만약 러시아군이 동부에 포진한 우크라이나 주력 부대를 포위하는 데 성공한다면, 우크라이나는 항전할 여력을 상실한 채 패전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14일부터 며칠째 4차 평화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당장 협상이 타결되긴 어려워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입장에선 러시아군이 진주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을 할양받는 정도는 돼야 러시아군 인명피해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피해갈 수 있겠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 리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선에선 당분간 소모전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번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지금과 같은 교착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친러 분리주의 반군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병합하거나 자치를 인정받는 수준에서 멈추고, 서방은 대러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것이다.
이 경우 돈바스 지역에선 저강도 분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가능성이 있다.
두번째는 러시아군이 궁극적으로 승리해 우크라이나에 친러정권을 세우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이 보인 저항의 정도를 고려할 때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우크라이나에선 장기적으로 심한 내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는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에 따른 정치적 역풍으로 러시아에서 정권교체가 일어날 경우다.
이 경우 러시아의 새 지도자는 푸틴 대통령의 이너서클에서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이 과정에서 피비린내 나는 권력 투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FP는 진단했다.
/연합뉴스
제공권도 미확보…전문가 "당분간 소모전 지속"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3주도 안 돼 최소 7천명, 많게는 1만명이 넘는 전사자를 낸 것으로 분석되면서 애초 점쳐지던 완승 전망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전황은 당장은 어느 쪽도 결정적인 군사적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으로 평가된다.
러시아군은 기초적 보급조차 원활히 이뤄지지 못할 정도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
개전 초기 러시아군 일선 병사 대다수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란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러시아군 특수부대들이 '3일 일정의 작전'이란 말을 들었다는 증언도 나온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예상보다 거센 전투의지를 보였고, 결과적으로 러시아군은 압도적 전력에도 불구하고 당초 목표였던 '짧고 피 흘리지 않는 승리' 달성에 실패했다.
이에 러시아군은 하르키우와 마리우폴 등 전략적 요충지로 분류되는 도시들에 무차별 포격과 폭격을 가하는 방향으로 전술을 전환, 대규모 민간인 인명피해를 초래했으나 아직 해당 도시들을 점령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상공의 제공권조차 완벽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러시아가 보유한 군용기는 1천391기로 우크라이나(132기)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군용 헬리콥터 전력은 948기 대 55기로 더욱 큰 차이가 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의 준비가 미흡했던 탓도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정보전에서 앞서 전쟁 초 러시아군이 가한 일제 공격의 피해를 최소화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순항미사일 등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각지의 공항과 군용기 등을 타격했는데, 이를 미리 알고 전투기와 대공미사일 등 주요 장비를 안전한 곳으로 옮겨뒀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는 항공 및 방공 전력을 상당 부분 유지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서방에서 휴대용 대공미사일마저 대량으로 지원받아 러시아 항공기들을 위협하고 있다.
영국 국방·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공군 전문가인 저스틴 브롱크는 "(러시아군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손실 없이 의미 있는 제공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투의지가 높다고는 해도 병사 수만 15만에 이르는 러시아군과의 전력 차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어서다.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서 러시아군 공세를 대부분 꺾으며 상당한 성과를 냈지만, 남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밀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패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RUSI 소속 전문가 샘 크래니-에번스와 시다르스 카우샬은 크림반도의 러시아군이 드니프로강을 따라 북상하고, 하르키우(하리코프)를 우회해 남진한 다른 부대들이 합류를 시도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방면군의 상황이 "갈수록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만약 러시아군이 동부에 포진한 우크라이나 주력 부대를 포위하는 데 성공한다면, 우크라이나는 항전할 여력을 상실한 채 패전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14일부터 며칠째 4차 평화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당장 협상이 타결되긴 어려워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입장에선 러시아군이 진주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을 할양받는 정도는 돼야 러시아군 인명피해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피해갈 수 있겠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 리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선에선 당분간 소모전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번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지금과 같은 교착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친러 분리주의 반군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병합하거나 자치를 인정받는 수준에서 멈추고, 서방은 대러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것이다.
이 경우 돈바스 지역에선 저강도 분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가능성이 있다.
두번째는 러시아군이 궁극적으로 승리해 우크라이나에 친러정권을 세우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이 보인 저항의 정도를 고려할 때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우크라이나에선 장기적으로 심한 내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는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에 따른 정치적 역풍으로 러시아에서 정권교체가 일어날 경우다.
이 경우 러시아의 새 지도자는 푸틴 대통령의 이너서클에서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이 과정에서 피비린내 나는 권력 투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FP는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