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가 ‘추락한 경제 살리기’였다. 경제 분야에서 유권자의 최대 관심사가 엇나간 부동산 대책과 탈원전 정책의 정상화였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집값 문제는 세대와 지역을 떠나 말 그대로 국민적 이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치솟은 국제 유가를 보면서, 최소한 전력만큼은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한다는 위기감이 크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변화의 기대가 크지만, 그 가운데서도 ‘생활 체감형 정책’을 꼽는다면 이들 양대 아젠다가 우선될 것이다.

부동산은 무엇보다 실기(失機)해선 안 된다. 주택문제의 구조적 어려움은 물량이 부족할 때 단기간 공급을 늘려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공급 확대 방침을 분명히 해도 ‘시간과의 싸움’에서 지면 정책 효과는 반감된다. 구체적이고 신뢰성 있는 지역·가격대별 공급 일정이 조기에 나와야 하는 이유다.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왜곡된 세제의 정상화라는 더 큰 난제도 있다. 현 정부가 다락같이 올린 보유세를 물러나면서 갑자기 낮추겠다고 나섰지만, 보유세만 문제가 아니다. 난수표처럼 복잡해진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까지 종합적으로 손을 봐야 하는데, 새 정부 출범 후 거대 야당(더불어민주당)이 쉽게 협조해줄지도 미지수다. 선거로 민의가 확인된 지금 골든타임을 놓치고, 국회에서 사사건건 어깃장을 놓는다면 부동산 문제는 더 풀기 어려워진다. 주택시장은 “대선 이후에 보자”는 관망세가 강했지만 일부 관심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는 것도 가볍게 봐선 곤란하다. 요컨대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한 종합 로드맵을 조기에 내놔야 한다.

원유·가스 등 에너지 가격 오름세도 두고 볼 수만은 없다.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는 최대 요인인 만큼, 불안심리를 완화할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 단순히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 수준을 넘어 원전산업 생태계를 조기에 복원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의 연도별 목표치도 현실성이 있는지 바로 점검해야 한다. 허황한 탈원전 바로잡기는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도 시급하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조직과 인적 구성에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인수위원 중 부동산과 원전 전문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인수위에 모든 분야 전문가를 기용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이제부터는 ‘전문위원’ 등을 활용해 로드맵과 액션플랜을 먼저 제시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시장도, 국제 에너지시장도 마냥 기다려주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