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큰 폭의 보유세 완화 방침을 정하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정부는 당초 오는 23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와 함께 정부 차원의 보유세 완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수위원회 및 민주당과의 협의를 위해 발표 시기를 늦추고 완화 폭도 키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공시가격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와 세제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는 현재까지 23일 발표 일정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부에선 발표 연기를 모색하고 있다. 국토부와 기재부는 이날 세 부담 완화 방안 발표를 늦추는 걸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크게 세 가지를 발표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공시가격의 경우 지난해 집값 상승폭을 반영해 공표하고, 재산세는 2020년 공시가격을 적용해 관련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상당폭 낮추며, 종합부동산세는 지난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해 부담을 소폭 완화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보유세 완화 방안은 1가구 1주택자에 한하며 다주택자에겐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대선을 통해 보유세 부담을 크게 낮추라는 것이 민심이란 점이 확인됐다”며 “인수위 및 민주당과의 협의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보유세 부담 완화를 확정하면 세 부담 강화를 통한 주택가격 안정이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공식 폐기되는 것이다.

노경목/이유정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