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나희도에게 배우는 아무도 몰래 잠깐만 행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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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행복 지수란?
행복 지수란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스스로 측정하는 지수다. 다시 말해서 삶의 만족도 등 인간의 행복과 인생의 가치를 포괄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를 의미한다.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Rothwell)과 인생 상담사 코언(Cohen)이 만들어 2002년 발표한 행복 공식을 말한다. 이들은 18년 동안 1000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80가지 상황 속에서 자신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5가지 상황을 고르게 하는 실험을 통해 행복지수 공식을 만들었다.
행복 공식이 있다고?
행복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유리잔에 반정도 남은 물을 보고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마음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사람은 물이 반밖에 안남았네라고 생각하는 반면 긍정적인 사람은 물이 반이나 남았네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다양한 인생관, 적응력, 유연성 등에 따라 행복지수는 달라진다.
행복 지수를 결정하는 행복공식은?
행복공식에는 세가지 요소가 있다. 첫 번째로 인생관 등 개인적 특성인 P(personal)가 있다. 두 번째로 건강, 돈, 인간관계 등 생존조건을 가리키는 E(existence)가 있다. 마지막 세 번째로 야망, 자존심, 기대, 유머 등 고차원 상태를 의미하는 H(higher order)가 있다. 이 세 가지 요소에 의해 행복공식은 결정된다고 분석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면 세 가지 요소 중에서도 생존조건(E)은 개인적 특성(P)보다 5배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고차원 상태(H)는 개인적 특성(P)보다 3배 더 중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행복지수= P+(5×E)+(3×H)로 공식화)
2022년 세계 행복 보고서 결과는?
우리나라 한국의 행복지수는 146개국 중 59번째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2012년부터 행복지수를 산출해서 순위를 매겨왔다. 행복지수는 국가 국내총생산(GDP), 기대수명, 사회적 지지, 자유, 부정부패, 관용 등 6개 항목의 3년 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다.
우리나라 행복지수가 아직은 아쉬운 결과!
59위인 우리나라는 GDP나 기대수명 항목에서는 수치가 높았다. 하지만, 나머지 항목이 이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발표된 행복지수 순위에서 1위는 핀란드였고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가 뒤따랐다. 북미권에선 캐나다와 미국이 각각 15, 16위에 올랐다. 유럽 주요국 중에선 영국이 17위, 프랑스가 20위를 차지했다.
동아시아 국가의 행복지수는?
동아시아 국가 중에선 대만이 26위로 순위가 가장 높았다. 일본은 54위, 중국은 72위에 올랐다. 그리고 러시아는 80위, 아프가니스탄은 146위를 기록했다. 행복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는지에 따라서 삶의 방식이 달라질 것이다. 자신의 삶의 방향이 궁금하다면 행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한번 정의를 내려보기 바란다. 행복이 돈이라고 생각한다면 돈을 쫒는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인간관계가 행복이라고 여긴다면 사람들과의 소통을 우선시하는 삶을 사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행복과 물질적인 풍요로움의 관계는?
이스털린(Easterlin)의 연구에 따르면 행복은 소득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서 미국같은 경우 과거보다 60%가량 상품구매력이 증가했다. 하지만 1970년대 국민 평균 행복지수는 1940년대 후반에 비해 높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물질적으로 훨씬 풍요로워졌지만 자살률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결국 돈이 행복의 필요조건일 수는 있지만 결코 필요충분조건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인생에서 평균적으로 가장 행복한 시기는?
사람마다 국가마다 조금 다르긴 하겠지만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진의 2005~2014년 생애주기에 따른 통계분석을 보면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대체로 인생의 행복은 청소년기에 높다가 점차 하락한다. 그러다가 40대 중반이나 50대 초반에 최저점에 도달한다. 이후 다시 상승을 계속하여 생애 마지막에 가장 높아져 U자형 곡선을 이룬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패널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생애행복곡선 모양은 U자형이 아닌 좀 특이한 역 U자 모양을 보인다.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낮고 20, 30대 행복지수가 높아져서 30대 후반에 정점이 되고 이후 하락한다. 그러다가 은퇴할 즈음인 50대 후반부터 행복도가 가파르게 떨어진다.
행복지수를 낮추는 요소들은?
학벌이나 외모를 지나치게 중요시하는 사회풍토로 인해 생긴 비뚤어진 경쟁심리가 행복할 마음의 여유를 빼앗는다. 그리고 도시발전에 따른 환경오염과 기후 불안정으로 오는 건강문제도 심각하다. 뿐만 아니라 일과 삶의 불균형도 개선돼야 할 문제다. 국민의 행복 증진에 공정한 잣대와 은퇴 이후 삶을 설계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국가의 역할도 물론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개개인의 노력이 더욱 절실할 것이다.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생각의 전환이!
개개인이 타고난 능력을 부지런히 개발하고 발휘하면서 자기실현적 삶을 살아가는 것이 행복의 길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전에 우선은 반이 남은 물잔을 보고 아직 반이나 남았네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의 전환이 행복으로가는 문이 아닐까 싶다.
소확행을 더 자주 느끼길!
행복의 정의는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참 다양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전적 정의는 ‘생활에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한 상태‘다. 그렇다고 볼때 소확행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한 말이 있다. “둘이 있을 땐 아무도 몰래 잠깐만 행복하자.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라고. 이렇게 잠깐씩 잠깐씩 행복할 시간을 갖다보면 행복지수가 어느새 올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 & PSPA 박영실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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