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실 이전지로 발표한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①) 일대 전경. 청사 왼쪽은 국방부가 옮겨갈 예정인 합동참모본부 건물(②), 청사 오른쪽은 국방부 근무지원단 건물(③). 청사 앞 부지는 오는 6월께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뒤 시민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실 이전지로 발표한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①) 일대 전경. 청사 왼쪽은 국방부가 옮겨갈 예정인 합동참모본부 건물(②), 청사 오른쪽은 국방부 근무지원단 건물(③). 청사 앞 부지는 오는 6월께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뒤 시민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근무지로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를 낙점하면서 “국민들이 대통령이 일하는 모습을 언제든 지켜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 측은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설 현 국방부 청사 1층에 기자실을 두기로 했다. 대통령 집무실은 3~5층 중 한 개층에 두고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서는 층에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참모들의 업무공간을 미국 백악관 집무동 ‘웨스트 윙’처럼 수평적으로 배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주변은 최대한 국민에게 개방할 방침이다. 윤 당선인도 ‘용산 대통령 시대’의 키워드로 개방과 소통을 강조했다.

尹, “신청사 최대한 개방…소통 강화”

같은 층에 집무실·비서실…尹 "공원 찾은 국민이 대통령 보게 할 것"
윤 당선인은 20일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의 업무 환경이 국민에) 노출돼 있다는 자체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발전을 훨씬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일하는 모습을 국민들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청와대에서 벗어나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윤 당선인은 “오는 6월께 (주한미군이 국방부 주변) 미군기지 부지를 반환하면 즉시 시민공원으로 개방하고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청사의 최소 범위만 백악관같이 낮은 펜스를 설치하고, (집무실 주변까지) 시민들이 들어올 수 있게 할 생각”이라며 “공원 잔디밭에서 결혼식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과의 소통 창구로 기자실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현재 청와대 본관과 청와대 기자실(춘추관)의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면서 대통령 집무실이 입주할 용산 청사 1층에 기자실을 두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이 있다면 언제든지 기자들을 만나서 설명하겠다”며 “보안 수칙만 잘 지켜주면 기자들을 통해 국민과 소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의 국방부 청사 이전이 확정되면서 청사를 이용하고 있던 국방부 핵심 부서들은 합동참모본부 청사와 국방부 별관(구청사), 서울 내 군부대 등으로 옮겨가게 됐다. 합참은 남태령에 있는 수도방위사령부로 이전할 계획이다.

대통령 집무실, 청사 3~5층 유력

대통령 집무실 배치도 관심이다. 당초 현 국방부 청사 2층에 있는 국방부 장·차관실을 대통령 집무실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1층에 기자실을 두기로 하면서 집무실은 3~5층 중 한 곳에 배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기자실 등의 배치를 감안할 때 집무실은 3층 이상의 층에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음주께 용산 청사의 대략적인 (층수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는 대통령 집무실과 같은 층에 비서실장실을 비롯해 정무·공보를 맡은 비서진의 업무 공간을 둘 방침이다. 윤 당선인은 “현재 청와대는 본관과 비서동이 분리돼 있어 대통령과 참모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며 “이를 개선하고 원활한 소통과 업무의 효율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집무실 명칭은 국민 공모를 할 방침이다.

육군참모총장 관저 임시 사용

윤 당선인은 용산 집무실로 들어가면서 서울 한남동에 있는 육군참모총장 관저를 사용할 예정이다. 청와대 이전 TF 팀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윤 당선인 회견 후 취재진을 만나 “한남동의 6개 공관 중에서 가장 안 쓰는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대통령 임시 관저로 쓰려고 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한남동 관저에서 용산 청사까지 이동 시간을 3~5분 정도로 예상했다.

다만 대통령 출퇴근 때마다 경호 등의 이유로 교통 통제가 이뤄질 경우 국민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현재는 (신축을) 검토하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밖에서 출퇴근하는 게 교통통제 등 시민 불편이 계속해서 야기된다면 집무실 근처에 관저가 있는 게 맞지 않느냐는 검토는 있었다”고 밝혔다.

외빈 환영행사 등에 이용되는 영빈관은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을 용산공원 부지에 신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윤 당선인은 밝혔다. 신축 전에는 기존 청와대 영빈관이나 본관 건물을 활용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