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50일 남아" 국회 주도 의지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적 의혹 대상인 대장동 특검 문제는 새 정부 출범 이전에 깔끔하게 털어내야 한다”며 “신속한 특검 도입을 위해 상설특검법을 활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상설특검과 별도 입법을 통한 특검으로 나뉜다. 상설특검은 별도의 특검법 제정 없이 곧장 특검을 가동할 수 있다. 반면 별도특검은 수사 대상과 범위 등을 여야 합의로 정해야 해 출범까지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상설특검을 결정할 7명의 추천위원 중 4명이 실질적으로 민주당 영향력 하에 있는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들이 수사할 검사를 지명하겠다는 건 ‘도둑이 도둑 잡을 수사관을 정하겠다’는 것으로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 위원장은 “별도특검은 시간만 끌고, 진상 규명만 방해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윤 위원장은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공약한 정치개혁 방안의 입법화에 나설 뜻도 밝혔다. 그는 “기득권 정치구조 타파, 다당제 실현, 국민의 대표성 확대 등은 지체할 수 없는 시급한 개혁 과제”라며 “당장 6월 지방선거부터 새로운 정치문화가 뿌리내리도록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또 윤 위원장은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 분산과 지방분권 확대 등을 담은 개헌을 위해 새 정부 임기 시작에 맞춰 국회 내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며 “차기 총선에서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언론개혁 법안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윤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임기가 아직 50여 일 남았다”며 “미진한 개혁 법안을 이번에 확실하게 매듭짓겠다”고 다짐했다. 검찰개혁 방향으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완전 분리를 꼽았다. 언론개혁에 대해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포털 중심의 뉴스 운영체계 개혁, 언론중재법 처리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처리시한을 묻는 기자 질문에 윤 위원장은 “새 정부 출범 전에 법안이 처리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위원장의 이날 발언을 두고 “‘개혁과제 완수’를 목표로 제시해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대선 책임론과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를 정면 돌파하려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오형주/고은이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