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후 새로 건축한 '세계 최대' 독일총리 집무실…메르켈·숄츠는 사저서 출퇴근
명품 거리에 위치한 프랑스 엘리제궁…특정일엔 대중에 개방 유럽 주요국인 영국, 독일, 프랑스의 정상 집무실은 도심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일반 시민이 걸어서 바로 앞까지 접근할 수 있다.
영국의 총리실인 다우닝가 10번지(10 Downing Street)는 런던 시내 중심부 트래펄가 광장에서 빅벤으로 가는 큰 도로변에 있으며 주소를 따서 '넘버 텐'(Number 10)으로 불리곤 한다.
내각제인 영국에서 총리 업무와 밀접히 연관된 의회까지 걸어서 10분 남짓 걸리는 곳에 있다.
재무부 장관 집무실과 붙어있고 맞은 편엔 외무부가 있으며 옆으론 세인트제임스 파크가 있다.
국방부 등 주요 정부 부처도 근처에 모여있다.
런던의 정치·행정 중심지라고 할 위치다.
원래 총리 가족들이 거주하는 관저는 집무실 위층에 있으나 최근 수십 년 사이에는 바로 옆 다우닝가 11번지가 더 넓어서 원래 이곳에 입주했던 재무부 장관과 총리가 집을 맞바꿔 사는 것이 관행이 됐다고 한다.
작은 골목인 다우닝가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철문이 설치돼있고 그 앞은 시위대 등으로 붐빌 때가 많다.
관광객들도 철문 너머로 총리실 외관을 얼핏 들여다볼 수 있다.
구글지도의 스트리트 뷰에는 철문 안쪽까지 모두 나온다.
철문 경비를 지나 5초만 걸으면 보안검색대가 있고 이를 통과하면 총리실로 접근할 수 있다.
영국 총리실은 조지 2세가 첫 총리인 로버트 월폴에게 하사한 이래 1735년부터 총리 집무실로 쓰였다.
당초엔 일반 주택으로 지어졌으며, 뉴스에 많이 등장하는 검은색 출입문이 작은 이유는 이 때문이다.
영국 총리들은 이 문을 배경으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곤 한다.
주변 건물들을 합쳐서 쓰기 때문에 안에는 방이 약 100개에 달하는 규모로 알려졌다.
다만 대규모 행사는 외무부 건물을 이용한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집무실인 연방총리청은 2001년 슈프레 강변에 새로 지어졌다.
연방총리청은 연방의회와 바로 마주 보고 있다.
독일 시민들이나 시위대는 연방총리청 바로 앞에까지 진입이 가능하다.
독일 통일 이후 연방정부를 다시 베를린으로 옮기면서 널찍하게 터를 잡았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넓은 정상의 집무실로 알려져 있다.
숄츠 총리는 관저에 들어가지 않고 아내와 함께 포츠담의 사저에서 계속 살고 있다.
포츠담 사저에서 총리 집무실까지는 거리가 25km밖에 되지 않고, 아내가 포츠담을 주도(州都)로 둔 브란덴부르크주에서 장관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집무실에서 걸어서 15분가량 떨어진 사저에서 임기 내내 머물렀다.
이 사저는 남편 요아힘 자우어 교수가 재직중인 훔볼트대와 걸어서 5분 거리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의 집무실은 벨뷰 궁전이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의 센트럴파크 격인 티어가르텐 북부에 자리 잡고 있다.
1785년 프로이센 아우구스트 페르디난트 왕자의 여름궁전이던 이곳은 1994년부터 대통령 집무실로 활용되고 있다.
벨뷰 궁전은 주요 관광지로, 시민들은 기념사진 등을 찍기 위해 인근 담앞까지 접근이 가능하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관저는 베를린 서남부 부촌인 달렘 지역의 한 빌라다.
이곳은 1962년부터 대통령 관저로 활용되고 있다.
4월 재선에 도전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수도 파리 중심부인 8구에 있는 엘리제궁을 관저와 집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명품 상점과 고급 호텔이 즐비한 생토노레 거리에 있으며, 보안상 이유로 자동차나 오토바이, 자전거는 엘리제궁 앞을 지나갈 수 없지만 도보로는 자유로운 통행이 가능하다.
평소에는 엘리제궁에 들어갈 수 없지만 프랑스 전역에서 음악 축제가 열리는 매년 6월 21일과 프랑스 유럽문화 유산의 날인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과 일요일 등에는 엘리제궁을 대중에 개방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2020년과 2021년 엘리제궁을 프랑스 전역에서 만든 프랑스산 제품을 선보이는 전시회장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엘리제궁 견학도 과거에는 사전에 신청하면 가능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현재는 가상 투어만 하고 있다.
1718년 공사를 시작해 1722년 완공한 엘리제궁은 프랑스에 공화정이 들어선 이후 대통령실로 쓰여왔지만, 관저로 사용하지 않은 대통령도 있었다.
1981년부터 1995년까지 7년제 임기를 연임한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과 2007∼2012년 재임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등은 엘리제궁을 거처로 사용하지 않았다.
이들과 달리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은 1995∼2002년, 2002∼2007년 두 번의 임기 동안 엘리제궁을 집무실은 물론 관저로 사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