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첫 워크숍서 '반성문'…일부 "후보도 자유롭지 못해" 책임론도
민주 초선들 "부동산 대처 부족해 30대 떠나…이대녀 공략 주저"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21일 대선 패배 후 첫 워크숍을 열고 부동산 정책 실패와 여성 지지층에 대한 접근 부족 등을 패인으로 꼽았다.

민주당 초선 모임인 '더민초'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대선 이후 현 상황에 대한 초선의원들의 자유토론'을 열고 대선 평가와 당면 과제 등을 논의했다고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이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 자리에는 4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민주당 소속 초선 80명 가운데 약 절반이 나온 것이다.

대선 평가와 관련해서는 부동산과 2030세대, 특히 2030중에서도 여성에 대한 대책이 가장 중요하게 거론됐다.

고 의원은 "청와대든 정부든 전체 부동산을 책임지는 곳의 대처 능력이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공급과 관련해서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지만,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사실은 70% 수준이었음에도 공급에 대한 신중한 대처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항상 민주당 지지율이 우위를 점했던 30대의 경우 금융 능력을 총동원해 '영끌'로 부동산을 샀는데 '앞으로 주택가격을 내리겠다'는 (정책으로) 더 큰 부담을 준 것"이라며 "주택을 아직 사들이지 못한 사람은 부동산 급등으로 절망스러워하는, 그래서 주택이 있든 없든 30대 지지층이 많이 떠나가 결과적으로 지게 된 과정"이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젠더 갈등과 관련해서는 "민심이 돌아선 20대 남성을 너무 의식하다 보니 20대 여성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행보를 하지 못하고 주저했고 타이밍도 늦었다"며 "젠더 갈등이 아니라 (남녀) 각자가 사회적 구조 속에서 갖는 어려움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고 눈치 보고 주저한 것에 반성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4·7 재보선 패배 이후 제기된 이른바 '내로남불' 태도에 대한 반성도 철저하지 못했다는 점을 돌이켰다고 고 의원은 전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일부 의원들은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후보도 대선 결과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견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사례를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도덕성 관련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선 의원들은 향후 과제로는 약속을 지키는 책임정치의 실현을 꼽으며 대선 과정에서 제기한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등 정치개혁 의제를 추진해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고 의원은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에 대해서도 더는 후회되지 않게 할 수 있는 부분을 하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며 "다만 남아 있는 짧은 시기에 가능하겠느냐, 또는 충분한 내부 공감대를 형성하고 설득력을 갖추는 게 부족하다는 부분적 문제 제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윤호중 비대위 체제의 정당성과 관련해서도 고 의원은 "당면 과제를 중심으로 더 적극적으로 (운영해) 나가야 하지 않느냐는 공감을 이뤘다"며 "여전히 비대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도 아주 소수는 있었다"고 말했다.

또 정기적인 비상 의원총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민생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한 것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는지 눈 똑바로 뜨고 감시하고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적극 대응하겠다는 내적 결의도 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