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해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중에 고가의 명품을 걸치고 대중 연설에 나서 외신의 지적을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합병 8주년 축하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3월 무력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했다. 이날 약 5분간의 연설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를 치욕스러운 상태에서 벗어나게 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러시아군의 군사작전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주민들의 대량학살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사람들을 고통과 대량학살로부터 해방하는 게 돈바스와 우크라이나에서 시작한 군사작전의 주요 동기이자 목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와 비무장화를 이루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경기장 안팎에 운집한 러시아인은 약 20만 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러시아'를 외치며 국기를 흔들거나, 우크라이나 침공 지지를 의미하는 'Z'가 새겨진 의상을 입기도 했다. 무대에는 '러시아를 위하여', '나치즘 없는 세상을 위하여' 등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한편 외신은 푸틴 대통령의 의상에 비판을 가했다.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각종 경제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고가의 옷을 입고 연설에 나선 게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날 그가 입은 겉옷은 이탈리아 하이엔드 브랜드인 로로피아나 제품으로, 가격은 약 1600만원에 달한다. 재킷 안에 입은 흰색 목폴라 니트는 약 380만원에 달하는 브랜드 키튼의 제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매체는 "러시아인들이 빈곤을 겪고 있을 때 푸틴 대통령은 1만200파운드짜리 재킷을 이복 '모든 러시아인들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당당히 말했다"고 꼬집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