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공유 공간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겁니다.”

박래익 그레이프라운지 대표(사진)는 21일 “이미 신축 고급 주거시설이나 오피스빌딩에서 차별화된 공유 공간이 생겨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GE리얼에스테이트, 코람코자산운용, 싱가포르투자청(GIC) 한국지사 등에서 대표를 지낸 30년 경력의 부동산 투자·운용 전문가다.

그는 2018년 밀레니얼 세대에게 공부방, 회의실 등을 빌려주는 프롭테크(부동산 스타트업) 기업 그레이프라운지를 창업했다. 이 회사는 사업 초기 대학가에 지점을 설립했으나 을지로, 명동, 여의도 등 업무지구로 지점을 확장했다. 직장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 대표는 “고급 주거시설에 커뮤니티센터가 필수 요소가 된 것처럼 오피스 빌딩에도 라운지, 피트니스 공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보편화됐다”며 “공유 공간은 건물의 가치를 높이고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어 임대사업자와 고객 간 윈윈(win-win)”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여의도 파트원 타워2에 문을 연 라운지 ‘스위치22’를 소개했다. 박 대표는 “이곳은 전문 바리스타를 고용한 카페와 최신 음향시설을 갖춘 뮤직 라운지, 대관 회의실 등 고급 편의시설로 구성됐다”며 “신규 입주사들은 스위치22 공간을 활용하면 회의실 등 공용공간을 줄일 수 있어 임대료가 비싸도 감안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오피스빌딩 중 생활편의시설이 운영되는 곳 중심으로 지점을 늘릴 계획이다. 내년에는 지식산업센터에 진출해 커뮤니티 위탁 운영 사업을 확대한다. 그는 “지점을 확장해 올해 흑자 전환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박 대표는 공유 모빌리티(이동) 비즈니스에도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가 주차장 운영업체와 물류, 유통서비스 회사를 잇달아 인수한 것은 공유 모빌리티의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건물 주차장, 물류센터 등 전통적 부동산 공간과 정보기술(IT), 물류서비스 회사가 결합해 새로운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셀프스토리지, 전기차 충전 등 새로운 영역을 탐구하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