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아이폰에 장착된 OLED화면…'이 기업' 없으면 못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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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OLED용 레이저커팅장비업체 필옵틱스
年 2억8500만대 갤럭시 화면…이 장비 무조건 거쳐야
매출 70%는 2차전지 장비…"3년後 매출 1조 돌파"자신
年 2억8500만대 갤럭시 화면…이 장비 무조건 거쳐야
매출 70%는 2차전지 장비…"3년後 매출 1조 돌파"자신

가로 1.5m, 세로 1.8m크기의 직사각형 디스플레이 기판을 제품별 화면 크기에 맞게 자르고 다듬는 공정엔 '첨단 레이저 커팅장비'가 필요하다.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단위로 정밀하고, 다양한 형상으로 빠르게 잘라야 하기 때문에 기존 기계식 커팅장비로는 불가능하다.
삼성이 믿고 맡기는 OLED용 레이저 커팅 장비업체
삼성SDI 엔지니어였던 한기수 필옵틱스 대표는 캐논 니콘 등 일본기업이 장악한 국내 인쇄회로기판(PCB)·LCD용 노광장비를 국산화하겠다는 일념으로 2008년 필옵틱스를 세웠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수요가 LCD 중심에서 OLED로 넘어가자 목표를 수정해야만 했다. 한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OLED 수요는 많지만 이를 가공할 장비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 레이저 커팅장비 개발에 나섰다. 한 대표와 40여명 직원들은 1년간 주말을 꼬박 반납해가며 연구실을 밝혔고 2011년 OLED 패널용 레이저 커팅장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연구·개발(R&D) 지원도 받았다. 한 대표는 “초기엔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기술적 난제를 만날 때마다 삼성 엔지니어들의 도움을 받아 극복해나갔다”고 말했다.보통 제품 최종 조립을 맡은 대기업들은 핵심 장비에 대해 2곳 이상의 회사로부터 공급을 받는다. 한 업체로부터만 공급 받으면 나중에 장비 문제로 제품 생산 전체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필옵틱스는 남다른 대우를 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레이저커팅장비 개발부터 양산단계까지 오랜기간 호흡을 맞춰온 필옵틱스와 거의 단독 거래를 하고 있다. 필옵틱스의 기술력은 OLED공정 핵심 장비인 '레이저탈착장비(LLO)'에서도 드러난다. 이 회사가 2015년 국산화에 성공해 6년이 지났지만 아직 어느 국내 기업도 국산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BMW 등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쓰여...삼성SDI 헝가리 공장 수혜 예상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 구조는 기존 OLED용 레이저 커팅장비 중심에서 전기차용 2차전지 장비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2차전지 장비사업 매출 비중이 2020년 20%에서 작년 70%로 급등한 것이다. 오래전부터 ‘2차전지 시대’가 도래할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설비 투자를 확대한 결과다. 이 회사의 전체 매출도 2020년 1900억원에서 작년 2300억원으로 21%증가했다.필옵틱스가 생산하는 2차전지 장비는 2018년 삼성SDI와 공동으로 개발한 ‘레이저 스태킹 장비’다. 2차전지에 들어가는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에 분리막을 지그재그로 쌓아올리는 장비다. 이 장비는 2차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올리고 제조 단가를 크게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2차전지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위해 2020년 관련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필에너지’를 설립했다. 현재 BMW 등 전기차 모델에 장착된 삼성SDI 배터리는 대부분 이 회사 장비를 거쳐 만들어진다.

차세대 먹거리는 반도체 장비..."2025년 매출 1조 달성"
필옵틱스의 차세대 먹거리는 반도체 장비다. 별도의 마스크(가림판) 없이 기판에 직접 회로를 그려 넣는 다이렉트이미징(DI) 노광기.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을 때 필요한 레이저 TGV 장비, OLED화소를 결정하는 핵심 공정 부품인 FMM 등 3가지 제품군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현재 세계 굴지의 반도체업체에 연내 공급도 가능할 전망이다.한 대표는 “장기적으로 매출 비중을 디스플레이 장비 30%, 2차전지 장비 30%, 반도체 장비 40%로 다변화시킬 것”이라며 “2025년엔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