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81명 수사해 4천251명 송치·1천506억 몰수…상시단속 전환
'부동산 투기' 수사 1년간 64명 구속…국회의원은 1명(종합)
경찰이 주도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發) 부동산 투기사범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1년간 총 4천251명을 송치하고 그중 64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3월 10일부터 경찰청·금융위원회·국세청·한국부동산원 등 1천560명이 투입돼 출범한 특수본은 그동안 부동산 투기사범 총 6천81명을 수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특수본은 또 내부정보를 이용해 얻은 1천192억 8천만원을 포함해 총 1천506억 6천만원의 투기수익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투기수익 중 기획부동산은 257억 8천만원, 금품수수는 31억 6천만원으로 집계됐다.

투기 유형별로는 자경 의사 없이 농지를 매입하는 농지투기 사범이 1천693명으로 전체의 27.8%를 차지했으며 부정 청약 등 주택투기 사범 808명(13.3%), 개발 가능성 없는 임야 등을 매도하는 기획부동산 사범 698명(11.5%), 내부정보 부정 이용 사범 595명(9.8%) 순이었다.

사례를 보면 경기남부경찰청은 농협 출자금 배당이익과 조합장 선거권 등을 위한 농협 조합원 자격 취득을 목적으로 자경 의사 없이 농지를 취득한 농협 직원 등 51명을 검거했다.

신분별로는 일반인이 5천181명(85.5%)으로 대부분이었지만 국회의원·고위공직자·공무원·공공기관 임직원 등 공직자도 658명(10.9%)이나 됐고, 공직자 친·인척은 215명(3.6%)이었다.

특수본은 이번 특별단속 계기가 된 LH 3기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일당 69명(LH 직원 19명 포함)에 더해 전·현직 LH 직원 총 98명을 수사하면서 61명을 송치하고 이 중 10명을 구속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LH 내부정보를 이용해 경기 광명시 노온사동 일대 토지 5천418평을 매입한 LH 직원·친인척·지인 총 3명을 구속하고 103억5천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몰수보전한 바 있다.

1심 판결에서 일부 무죄가 나온 데 대해 경찰은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지만 판결 취지는 다수 범죄 혐의 중 일부 혐의에 관한 것이고, 수사 과정 적법절차 문제도 당시 피의자들에게 변호인 참여권을 보장했으며 진술 임의성도 확보했다"면서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또 개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지방의원·자치단체장·고위공무원·LH 임원 등 고위공직자 103명을 수사한 결과 혐의가 인정되는 42명을 송치하고 6명을 구속했다.

아울러 전·현직 의원 총 33명을 수사해 현역 의원 6명과 현역 의원의 가족 6명을 송치했고, 의원 중 1명은 구속했다.

나머지 21명은 불송치 또는 불입건했다.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구속된 의원은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으로, 그는 지난 8일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다.

이밖에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 국민의힘 김승수, 한무경, 강기윤, 배준영 의원이 송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소재 시·도경찰청에서 전체 수사대상의 49.1%(2천985명)를 수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은 이날부터 특수본 운영체제를 상시단속 체제로 전환하고 투기 범죄 유형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기획 수사를 병행할 방침이다.

또한 지난 연말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개정되면서 장기 3년 이상 징역 또는 금고형 범죄에 대한 몰수·추징보전이 가능해진 만큼 그동안 빠져나간 농지 부정 취득, 부정 청약, 불법 전매, 차명거래 등을 통한 투기 수익까지 환수하기로 했다.

5월 19일 전면 시행되는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라 전직 공직자의 내부정보 이용도 엄정하게 수사할 계획이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성과와 관련해 국민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점을 안다"면서도 "최선을 다했다.

투기에 대해서 엄정하게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