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초토화 됐는데…" 집무실 이전 소식에 들썩이는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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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삼청동 일대 "상권 회복" 기대감
청와대 개방·이건희 기증관 등
관광객 급감, 코로나19 등으로 상권 무너져
"그래도 5년은 있어야 회복될 것" 전망도
청와대 개방·이건희 기증관 등
관광객 급감, 코로나19 등으로 상권 무너져
"그래도 5년은 있어야 회복될 것" 전망도
"청와대 집무실 이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권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가게를 알아보기 위한 문의 전화도 이전 소식 이후 꽤 받았습니다."(종로구 삼청동 A 공인 중개 대표)
삼청동 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옮긴다는 소식이 전해져서다. 집무실이 옮겨지면 청와대는 국민들에 개방되고 삼청동에 인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이건희 기증관 설립 등으로 주변 지역 상인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관광객 급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위축된 상권이 살아날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취임 당일인 오는 5월10일 당초 계획대로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 입주하지 않고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당선인 집무실에 그대로 머물기로 했다. 당초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기로 했다가 청와대가 난색을 보이면서 뒤로 물러섰지만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약속"은 지킬 예정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임기 시작일부터는 청와대를 국민에게 개방하겠다고 한 약속이다. 2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이다 보니 일대의 자영업자들의 기대감이 크다. 방문객들이 늘어날 만한 이유가 확실해져서다. 자영업자들을 비롯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삼청동의 휑한 거리에 활력이 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청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문재인 정부 들어 태극기 부대의 시위, 코로나19 등으로 삼청동 일대 상권은 그야말로 '초토화'됐다"며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에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가 개방되면 인파가 몰려 상권이 살아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집무실이 이전한다는 얘기가 전해진 이후 실제 창업자가 문의를 해오기도 했다"며 "삼청동 분위기, 임대료 수준 등 다양한 부분을 꼼꼼하게 물어봤다. 다만 실질적으로 계약이 체결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개방뿐만 아니라 이건희 기증관 설립 등 호재도 삼청동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건희 기증관은 이건희 전 삼성전자 소장품 약 2만3000여점의 문화재와 미술품을 전시하기 위해 계획 중인 시설이다. 종로구 송현동 부지에 지어질 예정으로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가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청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지금은 청와대 얘기지만, 이건희 기증관이 지어지면 인파가 더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외국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관광객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삼청동 상권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청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집무실을) 옮긴다고 발표만 한 상황이지 않느냐"며 "상권이 살아날지 여부는 집무실이 실제 이전하고 난 후 확인해도 늦지 않는다. 섣불리 기대감만 커진 것 같다"고 했다.
삼청동 상권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소위 '핫플'이라고 불리는 곳과 비교해 특색있는 점포가 많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가회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삼청동에는 요즘 트렌드에 부합하는 색다르고 특색있는 점포도 많지 않다"며 "삼청동이 청와대 이전으로 당장은 사람이 늘어날지 몰라도 얼마나 갈지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북촌한옥마을이 있는 가회동 등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가회동은 MZ세대들이 많이 찾는 유명 도넛 가게나 베이글 가게, 카페 등이 많이 밀집해있다"며 "삼청동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상권 변화에 실패한 사례로 보는 편이 맞는 것 같다"고도 했다.
가회동 D 공인 중개 관계자도 "한 번 무너진 상권은 쉽사리 회복되지 않는다"며 "삼청동 상권은 완전하게 회복하려면 5년은 있어야 한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청와대 집무실 이전 소식은 상권뿐만 아니라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청와대와 경복궁 주변인 효자동과 청운동, 통의동 삼청동 등은 1977년부터 고도지구로 묶여 높이 15~20m가 넘어가는 건물을 지을 수 없다. 때문에 이 지역엔 3~4층짜리 빌라(다세대·다가구) 등이 밀집해있다. 청와대 집무실 이전으로 고도 제한이 일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삼청동 E 공인 중개 관계자는 "청와대 이전 소식에 최근 집을 사겠다는 문의가 상당히 늘었다"며 "몇 년 동안 팔리지 않던 집을 사겠다고 매수인이 달라붙자 집주인이 매물을 싹 거둬들였다. 고도 제한 등이 풀리면 개발이 되면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다만 집무실 이전으로 고도 제한이 풀릴지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집무실은 옮기지만 여전히 경복궁 등 문화재 등이 남아있어서다. 섣불리 기대감만으로 시장에 진입해선 안 된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삼청동 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옮긴다는 소식이 전해져서다. 집무실이 옮겨지면 청와대는 국민들에 개방되고 삼청동에 인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이건희 기증관 설립 등으로 주변 지역 상인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관광객 급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위축된 상권이 살아날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취임 당일인 오는 5월10일 당초 계획대로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 입주하지 않고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당선인 집무실에 그대로 머물기로 했다. 당초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기로 했다가 청와대가 난색을 보이면서 뒤로 물러섰지만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약속"은 지킬 예정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임기 시작일부터는 청와대를 국민에게 개방하겠다고 한 약속이다. 2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이다 보니 일대의 자영업자들의 기대감이 크다. 방문객들이 늘어날 만한 이유가 확실해져서다. 자영업자들을 비롯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삼청동의 휑한 거리에 활력이 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청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문재인 정부 들어 태극기 부대의 시위, 코로나19 등으로 삼청동 일대 상권은 그야말로 '초토화'됐다"며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에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가 개방되면 인파가 몰려 상권이 살아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집무실이 이전한다는 얘기가 전해진 이후 실제 창업자가 문의를 해오기도 했다"며 "삼청동 분위기, 임대료 수준 등 다양한 부분을 꼼꼼하게 물어봤다. 다만 실질적으로 계약이 체결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개방뿐만 아니라 이건희 기증관 설립 등 호재도 삼청동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건희 기증관은 이건희 전 삼성전자 소장품 약 2만3000여점의 문화재와 미술품을 전시하기 위해 계획 중인 시설이다. 종로구 송현동 부지에 지어질 예정으로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가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청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지금은 청와대 얘기지만, 이건희 기증관이 지어지면 인파가 더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외국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관광객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삼청동 상권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청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집무실을) 옮긴다고 발표만 한 상황이지 않느냐"며 "상권이 살아날지 여부는 집무실이 실제 이전하고 난 후 확인해도 늦지 않는다. 섣불리 기대감만 커진 것 같다"고 했다.
삼청동 상권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소위 '핫플'이라고 불리는 곳과 비교해 특색있는 점포가 많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가회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삼청동에는 요즘 트렌드에 부합하는 색다르고 특색있는 점포도 많지 않다"며 "삼청동이 청와대 이전으로 당장은 사람이 늘어날지 몰라도 얼마나 갈지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북촌한옥마을이 있는 가회동 등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가회동은 MZ세대들이 많이 찾는 유명 도넛 가게나 베이글 가게, 카페 등이 많이 밀집해있다"며 "삼청동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상권 변화에 실패한 사례로 보는 편이 맞는 것 같다"고도 했다.
가회동 D 공인 중개 관계자도 "한 번 무너진 상권은 쉽사리 회복되지 않는다"며 "삼청동 상권은 완전하게 회복하려면 5년은 있어야 한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청와대 집무실 이전 소식은 상권뿐만 아니라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청와대와 경복궁 주변인 효자동과 청운동, 통의동 삼청동 등은 1977년부터 고도지구로 묶여 높이 15~20m가 넘어가는 건물을 지을 수 없다. 때문에 이 지역엔 3~4층짜리 빌라(다세대·다가구) 등이 밀집해있다. 청와대 집무실 이전으로 고도 제한이 일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삼청동 E 공인 중개 관계자는 "청와대 이전 소식에 최근 집을 사겠다는 문의가 상당히 늘었다"며 "몇 년 동안 팔리지 않던 집을 사겠다고 매수인이 달라붙자 집주인이 매물을 싹 거둬들였다. 고도 제한 등이 풀리면 개발이 되면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다만 집무실 이전으로 고도 제한이 풀릴지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집무실은 옮기지만 여전히 경복궁 등 문화재 등이 남아있어서다. 섣불리 기대감만으로 시장에 진입해선 안 된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