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년 금융 공약으로 내세운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달 출시돼 290만 명의 가입자를 모은 ‘청년희망적금’보다 지원 대상과 혜택의 폭이 훨씬 큰 데다 기존 가입자의 ‘갈아타기’까지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만약 공약대로 실현된다면 보기 드문 고금리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품이어서 눈길을 끈다.

청년도약계좌는 윤 당선인의 청년 공약 가운데 하나로 10년 만기를 채우면 최대 1억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적금 상품이다.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만 19~34세 청년이 매달 70만원 한도 내에서 저축하면 정부가 소득에 따라 최대 40만원씩 추가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투자 성향에 따라 주식형·채권형·예금형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장기 휴직 등 사유가 있을 때 중도 인출 및 재가입도 가능하다.

최근 출시된 청년희망적금과 연령 조건은 동일하지만, 소득 제한을 없앤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청년희망적금은 직전 연도 총급여가 연 3600만원 이하일 경우에만 가입할 수 있었다. 윤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부모의 증여 여부에 따라 자산 불평등이 심화되고 청년의 중장기 자산 형성 가능성은 감소했다”며 “청년층을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가 난립하고 있지만 기한 및 대상이 제한적이어서 많은 청년층이 배제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소득이 낮을수록 정부 장려금이 늘어나는 구조로 설계됐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2400만원 이하의 가입자가 매달 30만원을 저축하면 기본 장려금(20만원)과 저축비례 장려금(최대 20만원)이 더해져 최대 70만원이 쌓인다. 연소득 2400만~3600만원과 3600만~4000만원 구간에서는 가입자가 각각 최대 50만원과 60만원을 넣을 수 있고, 정부 장려금은 각각 20만원, 10만원 한도로 지급돼 총 70만원이 채워진다. 연소득 4800만원 이상 가입자는 정부 지원 없이 비과세·소득공제 혜택만 받을 수 있다.

윤 당선인 측은 기존 청년희망적금 가입자도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년희망적금에 대한 정부 장려금(2년 만기 기준 최대 36만원)에 비해 지원 혜택이 훨씬 크고, 비과세 등 최소 혜택만 받아도 연 3.5%의 금리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만큼 공약 추진 과정에서 수정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한 290만 명이 모두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타고 최소 지원금(10만원)만 받는다고 가정해도 매년 3조원의 정부 예산이 소요된다. 만 20~34세 취업자 전체(약 630만 명·지난해 7월 기준 통계청 자료)를 고려할 때 10년 만기 기준 소요 예산이 수십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