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중국 2위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가 주력 계열사인 헝다물업이 134억위안(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예금을 압류당했다고 밝혔다. 헝다와 헝다물업, 헝다자동차 등 3개사는 2021년 감사보고서를 기한인 3월 말까지 제출하지 못한다고도 발표했다.

헝다와 부동산관리업체 헝다물업,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헝다차는 22일 홍콩거래소에 이런 사안들을 공시했다. 홍콩거래소는 이 3개 사가 전날 내부 정보를 발표할 때까지 주식거래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데 따라 거래를 중지시켰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헝다물업이 보증을 서준 제3자가 채무를 불이행했으며, 해당 채무의 채권자인 은행이 헝다물업의 예금 134억위안을 압류했다. 헝다물업은 독립된 조사위원회를 설립해 보증과 관련한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헝다와 헝다자동차는 주력 계열사인 헝다물업의 재무 상황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헝다와 헝다물업, 헝다자동차는 모두 이달 말까지 2021년 감사보고서를 제출할 수 없다고 공시했다. 외부 감사인은 헝다그룹 측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부동산시장 환경 변화와 코로나19 확산 등 때문에 예년보다 훨씬 많은 사항에 대해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콩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라 헝다그룹 3사의 주식 거래는 이 회사들이 재무정보를 제공할 때까지 계속 중단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