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을 기반으로 하는 슈퍼골프리그를 옹호하다 역풍을 맞은 필 미컬슨(52·미국)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 불참한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드는 미컬슨이 오는 4월 5일(한국시간) 개막하는 마스터스에 출전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보도했다. 미컬슨은 2004년, 2006년, 2010년 등 3차례 마스터스 그린 재킷을 입었다. 마스터스는 우승자에게 평생 출전권을 준다.

미컬슨은 지난 1월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 이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사우디 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투자한 LIV 골프 인베스트먼트 주도의 새 골프리그 출범을 옹호하다가 역풍을 맞고 자숙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는 PGA투어에 대해 "역겨울 만큼 탐욕적이라고 노골적"으로 맹비난하며 대적할 수 있는 리그의 필요성을 강조해 PGA 투어 측의 강한 반발을 샀다. 여기에 전기작가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의 인권탄압을 알고 있지만 골퍼가 그런 것까지 신경쓸 이유는 없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코너에 몰렸다. PGA 투어 동료 골퍼들이 등을 돌린데 이어 후원기업들도 계약파기에 나섰다. KPMG, 워크데이, 암스텔 등 후원사들이 계약을 끝냈고 미컬슨 재단이 주최하던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2023년 대회부터 미컬슨 재단과 함께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또 2004년부터 미컬슨을 후원한 용품업체 캘러웨이마저 관계를 잠정 중단했다.

사면초가에 몰린 미컬슨은 자숙하겠다면서 당분간 대회 출전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고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도 불참했다. 마스터스는 그가 아마추어시절이던 1991년, 프로로 전향한 1993년 출전한 이후 1995년부터는 작년까지는 매해 참가했다. 이번에 출전하지 않으면 27연속 출전에 마침표를 찍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