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LG전 구원 등판해 시속 150㎞ 찍고, 2이닝 1실점
"야구 선수, 팬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야구장 왔으면"
'890일 만에 한국 마운드' 김광현 "행복하게 야구할게요"
김광현(34·SSG 랜더스)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며 유쾌한 목소리로 "와, 정말 많이 오셨네"라고 외쳤다.

2022년 한국프로야구 최대 화두는 '김광현의 복귀'다.

SSG와 4년 151억원에 계약하며 KBO리그로 복귀한 김광현의 첫 시범경기 등판에는 당연히 취재진이 몰렸다.

김광현은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 6회초 구원 등판해 2이닝 동안 솔로 홈런 포함 2안타를 맞고 1실점 했다.

홈런 1개를 내주긴 했지만, 김광현의 표정은 밝았다.

투구 내용도 첫 등판이라는 걸 고려하면 긍정적인 면이 많았다.

김광현은 6회 만난 3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7회 2사 후 송찬의에게 좌월 솔로포를 얻어맞은 뒤, 볼넷과 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추가 실점은 막았다.

이날 김광현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0㎞, 직구 평균은 시속 147㎞였다.

'890일 만에 한국 마운드' 김광현 "행복하게 야구할게요"
SSG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이던 2019년 10월 14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890일 만에 한국프로야구 경기에 등판한 김광현은 기자회견장을 가득 채운 취재진과 밝은 표정으로 만났다.

김광현은 "구속은 만족하는데 시속 150㎞ 공은 스피드건에 잘못 찍힌 것 같다"고 웃으며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지난해에는 시범경기 때 허리 통증을 느꼈다.

지금은 몸 상태가 정말 깔끔할 정도로 좋다"고 말했다.

이날 마운드 위 김광현은 '공을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 밖으로 드러날 만큼 공격적이었다.

포수 사인을 보자마자 투구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투구 동작이 빨라졌다.

많은 분이 '투구 템포'에 관해 말씀하셔서 '더 빨리 던져야 하나'라는 압박감을 느낀다"고 웃으며 "숨이 차고 힘든 느낌이 들면 천천히 던지겠다"고 농담을 섞어 말했다.

첫 등판에서 김광현은 공 27개를 던졌다.

SSG 전력분석팀은 김광현의 구종별 투구를 직구 11개, 투심 패스트볼 5개, 슬라이더 8개, 커브 3개로 분석했다.

김광현은 전력분석팀이 투심으로 분류한 공을 '체인지업'으로 정의했다.

투심과 체인지업은 '형제 구종'이다.

두 구종 모두 좌투수가 던질 때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휘면서 떨어진다.

김광현은 이날 유일한 아쉬움을 '체인지업 투구'로 꼽았다.

그는 "KBO리그 공인구는 체인지업을 던질 때 메이저리그 공인구와 다른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오늘 우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고 싶었다"며 "그런데 LG에서 계속 좌타자만 나오더라. 체인지업을 시험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고 떠올렸다.

이날 김광현을 상대한 LG 타자 9명 중 7명이 좌타자였다.

좌타자를 연속해서 상대하던 김광현은 이날 처음 만난 우타자 송찬의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김광현은 "송찬의가 정말 좋은 타자인 것 같다"며 "'우타자가 언제 나오나'라고 기다렸는데, 우타자가 나오자마자 직구를 던지다가 홈런을 허용했다.

우타자에게 체인지업을 던질 기회를 내가 날렸다.

야구는 정말 어렵다"고 유쾌하게 웃었다.

'890일 만에 한국 마운드' 김광현 "행복하게 야구할게요"
2007년부터 프로 생활을 하고, 2년(2020·2021년) 동안 빅리그 무대에도 오른 김광현에게 여전히 야구는 어렵다.

그러나 그는 야구를 통해 행복감도 느낀다.

김광현은 "나는 '야구가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구장을 찾는 팬도, 선수도 즐거웠으면 좋겠다"며 "올해 시범경기 기간에 나는 더그아웃에서 시끄러울 정도로 동료들과 대화를 즐긴다.

모든 선수와 팬이 즐기는 마음으로 야구장에 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빅리그를 향한 미련은 KBO리그에서 느끼는 즐거움으로 지워냈다.

2020년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2년 계약하며 빅리그 진출의 꿈을 이룬 김광현은 2시즌 동안 35경기(28경기 선발) 10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7로 활약했다.

미국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광현은 메이저리그가 오랜 기간 직장 폐쇄를 해 FA 협상 테이블을 차리지 못했고, 결국 SSG와 4년 151억원에 계약했다.

김광현은 한국 생활에 만족하는 이유를 열거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기 어려웠다.

선수당 15분 정도 트레이너의 치료를 받았다"며 "지금 SSG에는 트레이닝 코치가 1군에만 5명이 있다.

적절하게 치료를 받으니, 몸이 금방 좋아지더라. 내가 아직 어린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최신식 설비를 한 SSG 라커룸을 떠올리며 "새 라커룸 등 편의시설이 정말 좋다.

단순히 새것으로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능적으로도 신경을 써 주셨다.

우리 선수들이 야구장에 오는 발걸음이 가벼울 것"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광현이 '행복한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성적'이 절대적이다.

김광현은 차분히 정규시즌(4월 2일) 개막을 준비한다.

그는 "지금은 투구 수를 늘려가는 단계다.

다음 등판에는 3이닝·50∼60개 정도를 던질 예정"이라며 "몸 상태는 80∼90%까지 올라왔다.

지금 느낌으로는 구속도 더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