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3 학생이 응시하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지난해에 이어 문·이과 통합 시험으로 치러진다. 작년 수능 이후 입시업계에서 “문과가 불리하다”는 지적이 쏟아졌지만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문제 될 것이 없다”며 올해도 작년과 같은 시험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22일 평가원은 이 같은 내용의 ‘2023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11월 17일 시행되는 수능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다.

통합형 수능에서 국어, 수학, 직업탐구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으로 구성된다. 사회·과학탐구는 사회(9과목)·과학(8과목) 구분 없이 17개 과목 중 2개까지 선택할 수 있다. EBS 연계율은 50% 수준을 유지하고, 영어 영역은 모두 간접연계로 출제된다.

평가원은 지난해 ‘생명과학Ⅱ 출제오류 사태’를 막기 위해 문항 출제 및 검토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먼저 영역·과목별 고난도 문항 검토 절차를 신설한다. 사회·과학탐구 영역 검토자문위원을 현행 8명에서 12명으로 늘리고, 전체 출제기간도 기존 36일에서 38일로 확대한다.

이의심사제도는 보완된다. 1차 이의심사 실무위원회에서 이견·소수의견이 있으면 2일 이내에 2차 실무위원회를 연다. 이의심사위원회의 독립성과 객관성 강화를 위해 위원장을 외부인사로 위촉하고 외부위원 비중도 5명에서 9명으로 확대한다. 이의 신청과 관련해 조언을 받은 학회명과 자문 내용도 공개한다. 이의심사 기간은 12일에서 13일로 하루 늘어난다.

지난 수능에선 “통합형 수능이 문과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지난해 정시모집에서는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이과 학생들이 수학에서 얻은 높은 점수를 이용해 상위권 대학의 인문계열 학과에 교차 지원하는 현상이 급증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규민 평가원장은 “현재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문과, 이과 구분 없이 교육을 받는 체제”라며 “문과 학생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올해도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평균, 백분위와 같은 점수를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 원장은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평균, 백분위 등이 제공되면 오히려 학생들이 잘할 수 있는 선택과목이 아니라 점수 체제에 맞춰 과목을 고르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학생들의 수준을 가늠하기 위한 모의평가는 6월 9일, 8월 31일 두 번 시행한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