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로만첸코 / 사진=부헨발트 강제수용소 기념관 트위터
보리스 로만첸코 / 사진=부헨발트 강제수용소 기념관 트위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정권이 저지른 유대인 대학살에서 살아남았던 96세 남성이 러시아군의 포격에 숨지자,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식 트위터를 통해 "푸틴을 히틀러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을 성취했다"고 비꼬는 글을 남겼다.

2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B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 주민인 보리스 로만첸코(96)가 지난 18일 거주하던 아파트가 러시아군 포격을 받으면서 사망했다.

홀로코스트 희생자 단체인 '부헨발트 미텔바우-도라 추모재단'은 "우리는 가까운 친구의 손실을 애도하며 이 슬픈 소식을 알린 그의 아들과 손자가 어려운 시기에 큰 힘을 내주기를 염원한다"고 밝혔다.

해당 단체에 따르면 고인은 1926년 1월 20일 우크라이나 북부 수미 근처 본다리에서 태어나 16세이던 42년 나치 점령군에 의해 독일 도르트문트로 징용돼 광산에서 일했고, 탈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는 독일 부헨발트 강제수용소를 거쳐 발트해의 섬 우제돔에서 V2 로켓 생산작업에 투입돼 강제노동을 당했다. 이후 미텔바우-도라, 베르겐-벨센 등의 수용소에도 수감됐다. 나치 패망 이후 수용소에서 풀려나 '부헨발트 미텔바우-도라 추모재단' 부위원장으로 일하며 나치 범죄를 증언하는 데에 힘썼던 인물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하르키우는 러시아 침공 뒤 지속적인 맹공이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 도시에서 숨진 민간인만 5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