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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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신흥국 경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집트 등의 통화 가치는 급락했고 신흥국 자산시장을 떠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전쟁 후 러시아 투자 위험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이 다른 신흥국 경제 상황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이집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급망이 망가진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집트 물가는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이집트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년 만에 최고치인 8.8%(연율 기준)를 기록했다.

이집트는 밀 수입량의 80% 이상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장바구니 물가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이집트 국채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등 자산 매각에 나섰다. 이 때문에 이집트 화폐인 파운드는 이날 하루 동안 14% 급락해 달러당 18.27이집트파운드까지 떨어졌다. 이집트 중앙은행이 긴급 통화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9.25%에서 연 10.25%로 1%포인트 인상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집트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받는 방안까지 논의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제임스 스완스톤 이코노미스트는 “이집트 정책가들이 마침내 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며 “그동안 이집트 화폐 가치는 지나치게 과대평가됐다”고 했다.

신흥 시장 투자를 아끼지 않던 큰손들은 자금 회수에 나섰다. 금융기술기업 리퍼에 따르면 올해 신흥국 채권뮤추얼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73억달러에 이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