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피소서 '렛 잇 고' 부르던 소녀, 전 세계 울린 국가 열창

폴란드 자선 콘서트 무대 올라 우크라 국가 불러
앞서 대피소서 '렛 잇 고' 부르는 영상 '화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지하 대피소에서 영화 '겨울왕국'의 OST '렛 잇 고(Let it go)'를 불러 화제를 모았던 소녀가 폴란드에서 열린 자선 콘서트 무대에 섰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소녀 아멜리아 아니소비치(7)는 전일 폴란드 중부 우치의 아틀라스 아레나에서 열린 자선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우크라이나 전통 자수로 꾸며진 옷을 입고 등장한 아니소비치 양은 우크라이나 국가를 불렀다. 공연장을 채웠던 수천명의 관중들은 휴대전화 불빛을 좌우로 흔들며 호응했다.

이날 콘서트는 TV로 중계됐고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38만 달러(약 4억6000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이 공연을 주최한 폴란드의 TVN 미디어 그룹도 80만 달러(약 9억8000만원)를 기부했다.

앞서 아니소비치 양은 이달 초 키이우의 한 방공호에서 '렛 잇 고'를 부르는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며 화제가 됐다. 영상 속 그는 맑은 목소리로 '렛 잇 고'를 열창, 전쟁의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위안을 줬다. 긴장감을 잊게 만든 감동적인 소녀의 목소리는 전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영상이 수십만 건 이상 공유되면서 아니소비치 양은 '렛잇고 소녀'로 불리게 됐다. '렛 잇 고' 원곡자인 가수 이디나 멘젤도 트위터에 영상을 공유하며 응원메시지를 남겼다. 작곡가 앤더슨 로페즈도 "이 노래는 가족을 치유하는 이야기"라며 "마음의 빛을 퍼트려 이 노래를 듣는 모든 사람을 치유하는 마술과 같다"고 했다.

한편, 아니소비치 양은 할머니, 형제들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탈출해 폴란드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그의 부모는 여전히 키이우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