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여의도 본사 입구서 관계자가 입장을 제지하고 있다. [사진=강경주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여의도 본사 입구서 관계자가 입장을 제지하고 있다. [사진=강경주 기자]
23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기업공개(IPO) 이후 첫 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주총 참석이 가능하다고 오인한 일부 소액주주들이 주총장을 찾았다가 입장이 제지 당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주총을 한 시간여 앞둔 이날 오전 8시께 주총장 입구인 여의도 파크원 LG엔솔 본사 1층 입구에선 몇몇 소액 주주들이 주총장 입장이 안 되자 항의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온 LG엔솔 주주 방민호씨(62)는 "공시 뜬 걸 보고 왔다. 그런데 회사 관계자들이 (LG화학에서의) 물적분할로 인해 내부적으로만 한다며 소액주주들 입장을 막더라"면서 "LG엔솔 상장 후 첫 주총이라 직접 와 봤는데 못 들어가 허탈하다"고 털어놨다.

LG엔솔의 이번 주총은 지난해 12월31일 주주명부 기준으로, 올해 1월 LG엔솔 상장 이후 주식을 매수한 소액주주 대상으로는 주총 기준이 성립되지 않는다. 회사 관계자는 "오해한 주주 분들이 있는 것 같다. 회사 대 회사의 필요 절차에 따라 주총이 열리는 것으로, 일반적 주총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주주명부는 주주 및 주권에 관한 사항을 명확히 하기 위해 작성하는 장부로, 대부분의 회사들이 12월 결산법인이기에 LG엔솔의 설명대로 매년 12월31일 기준으로 다음해 정기총 개최시 권리주주 확정을 하게 된다. 엄밀히 따지면 LG엔솔의 책임이나 잘못은 아니다.
올해 IPO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이 23일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크원에 입주한 LG에너지솔루션 본사 로비에서 직원들이 오가는 모습 2022.3.23/뉴스1
올해 IPO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이 23일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크원에 입주한 LG에너지솔루션 본사 로비에서 직원들이 오가는 모습 2022.3.23/뉴스1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LG엔솔이 상장 후 코스피 시가총액총 순위 2~3위를 다툴 정도로 큰 관심을 받는 만큼 보다 주주 친화적으로 액션을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50대 주주는 "공시에 'LG화학 주주 기준'이라든지 '상장 이후 주주는 해당 사항 없음'이라는 한 줄만 넣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 동탄에 거주하고 있다는 LG엔솔 주주 정구철씨(41)는 "주가가 당초 예상보다 힘을 못 받는 것 같아서 주가 관리를 어떻게 할 건지 경영진 계획을 들어보고 싶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전세계적으로 차량 제작이 늦어지는데 LG엔솔 실적에는 영향이 없을지, 신사업 계획은 무엇인지 같은 궁금한 게 많았는데 일반 주주들이 들어갈 수 없으리라고는 생각 못했다"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엔솔이 워낙 대어라 일어난 해프닝 같다"며 "과거와 달리 주식 시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고, (주주명부 기준 이후인) 연초에 상장하다 보니 타이밍이 헷갈렸던 부분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