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카드'로 먼저 움직인 靑…'감사위원·집무실 뇌관' 여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은총재 발표하며 "尹측 의견수렴"…화해 제스쳐·회동 손짓 평가도
'공전 책임론' 염두에 둔 행보일 수도…尹 당선인측 "협의한 바 없어"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23일 쟁점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한국은행 총재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윤석열 당선인 측의 의견을 들었다"고 강조하는 등 관계를 풀기 위해 청와대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다만 인사가 예정된 자리 가운데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감사원 감사위원에 대한 인사가 어떻게 될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인 집무실 이전 문제 역시 얽혀있어 이번 한은 총재 인선이 신·구권력 대치를 해소할 단초가 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점심 식사 시간대인 낮 12시를 조금 넘긴 시각 급작스럽게 이뤄진 인선 발표였다.
특히 청와대 측에서는 "윤 당선인 측의 의견을 들어 내정자 발표하게 됐다"며 이번 인사 발표는 일종의 '화해 제스쳐'라는 점을 부각했다.
인사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으니 일단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회동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이번 인선으로 우회 전달했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은 오늘 참모회의에서도 '(윤 당선인과의 회동을) 언제든 조건없이 해야 한다'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이날 인선을 통해 문 대통령이 다시 한번 회동을 위해 '손짓'을 한 만큼 신·구 권력 사이에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도 조금씩 풀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이번 인사가 국면을 결정적으로 변화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당장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의 인사 발표가 나오자마자 "한은총재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며 발표 내용을 반박했다.
이번 인선이 청와대의 결정에 따른 인선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양측이 인사권을 두고 대립했던 자리(감사원 감사위원 2석, 한국은행 총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가운데 한국은행 총재는 그나마 전선이 첨예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견 차가 가장 큰 감사위원의 경우 청와대가 어떻게 할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의견 대립이 크지 않았던 한은총재 인선의 경우 청와대가 윤 당선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데 부담이 적었을 것"이라며 "감사위원 인사의 경우 논의가 훨씬 험난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가 윤 당선인과의 협의를 강조한 것이나, 윤 당선인이 협의 사실을 부인한 것은 현재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회동 공전을 둘러싼 책임론을 의식한 것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신·구 권력 대치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어느 쪽이 책임이 큰가에 대한 치열한 신경전이 이번 인선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으로, 이를 고려하면 향후 대치국면 해결책 모색 역시 쉽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 '최대 난관' 중 하나로 꼽히는 집무실 이전 문제는 전혀 풀리지 않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집무실 이전 문제와 별개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일단 만나서 얘기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집무실 관련 내용 역시 회동 안에서 자연스럽게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 당선인 측에서는 청와대가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승인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상황에서 회동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중요 부분에 대해서 합의가 안 된다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굳이 만날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결국 집무실 이전과 이를 위한 예비비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인사' 문제만으로 국면을 전환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신·구 권력의 갈등이 이제 '서막'에 불과하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감지된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회동을 통해 '정치적 해결'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추후 인수위의 중요 결정 사항마다 청와대와 인수위 사이에서, 또 여야 사이에서 충돌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인수위가 여성가족부 등에 대해 크게 손질을 하는 내용을 포함해 정부조직법을 마련할 경우 청와대가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반발이 터져 나올 공산이 크다.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 지명이 이뤄진다면 청문 정국이 본격화하며 여야 간 대결이 격해질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와 윤 당선인의 갈등이 감정싸움 양상으로까지 번진 것으로 보인다"며 "윤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기까지 청와대와 윤 당선인이 대치가 풀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공전 책임론' 염두에 둔 행보일 수도…尹 당선인측 "협의한 바 없어"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23일 쟁점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한국은행 총재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윤석열 당선인 측의 의견을 들었다"고 강조하는 등 관계를 풀기 위해 청와대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다만 인사가 예정된 자리 가운데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감사원 감사위원에 대한 인사가 어떻게 될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인 집무실 이전 문제 역시 얽혀있어 이번 한은 총재 인선이 신·구권력 대치를 해소할 단초가 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점심 식사 시간대인 낮 12시를 조금 넘긴 시각 급작스럽게 이뤄진 인선 발표였다.
특히 청와대 측에서는 "윤 당선인 측의 의견을 들어 내정자 발표하게 됐다"며 이번 인사 발표는 일종의 '화해 제스쳐'라는 점을 부각했다.
인사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으니 일단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회동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이번 인선으로 우회 전달했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은 오늘 참모회의에서도 '(윤 당선인과의 회동을) 언제든 조건없이 해야 한다'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이날 인선을 통해 문 대통령이 다시 한번 회동을 위해 '손짓'을 한 만큼 신·구 권력 사이에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도 조금씩 풀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이번 인사가 국면을 결정적으로 변화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당장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의 인사 발표가 나오자마자 "한은총재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며 발표 내용을 반박했다.
이번 인선이 청와대의 결정에 따른 인선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양측이 인사권을 두고 대립했던 자리(감사원 감사위원 2석, 한국은행 총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가운데 한국은행 총재는 그나마 전선이 첨예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견 차가 가장 큰 감사위원의 경우 청와대가 어떻게 할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의견 대립이 크지 않았던 한은총재 인선의 경우 청와대가 윤 당선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데 부담이 적었을 것"이라며 "감사위원 인사의 경우 논의가 훨씬 험난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가 윤 당선인과의 협의를 강조한 것이나, 윤 당선인이 협의 사실을 부인한 것은 현재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회동 공전을 둘러싼 책임론을 의식한 것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신·구 권력 대치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어느 쪽이 책임이 큰가에 대한 치열한 신경전이 이번 인선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으로, 이를 고려하면 향후 대치국면 해결책 모색 역시 쉽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 '최대 난관' 중 하나로 꼽히는 집무실 이전 문제는 전혀 풀리지 않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집무실 이전 문제와 별개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일단 만나서 얘기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집무실 관련 내용 역시 회동 안에서 자연스럽게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 당선인 측에서는 청와대가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승인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상황에서 회동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중요 부분에 대해서 합의가 안 된다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굳이 만날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결국 집무실 이전과 이를 위한 예비비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인사' 문제만으로 국면을 전환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신·구 권력의 갈등이 이제 '서막'에 불과하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감지된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회동을 통해 '정치적 해결'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추후 인수위의 중요 결정 사항마다 청와대와 인수위 사이에서, 또 여야 사이에서 충돌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인수위가 여성가족부 등에 대해 크게 손질을 하는 내용을 포함해 정부조직법을 마련할 경우 청와대가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반발이 터져 나올 공산이 크다.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 지명이 이뤄진다면 청문 정국이 본격화하며 여야 간 대결이 격해질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와 윤 당선인의 갈등이 감정싸움 양상으로까지 번진 것으로 보인다"며 "윤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기까지 청와대와 윤 당선인이 대치가 풀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