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가 추진 중인 중부권 거점 국립 경찰병원 설립이 새 정부의 충남 7대 공약에 반영되는 등 가시화하고 있다. 시는 다음달 예비타당성 조사를 위한 용역에 나서는 등 국립 경찰병원 설립 유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국립 경찰병원 유치 속도

충남 아산, 국립 경찰병원 유치 '잰걸음'
시는 중부권 공공의료 강화와 국가재난 감염병의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 2500억원을 투입해 500개 병상 규모의 국립 경찰병원 설립 유치에 나섰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정부의 국립 경찰병원 설립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선정돼 다음달 2억원을 들여 용역에 착수한다.

시는 아산 초사동 경찰타운 부지 8만1118㎡에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로 경찰병원을 지을 계획이다. 격리병상 100개, 일반병상 400개 등 500개 병상 규모다.

초사동에는 경찰인재개발원·경찰수사연수원·경찰대학이 한 곳에 있어 ‘아산 경찰타운’으로 불린다. 고속도로와 KTX 천안아산역, 장항선(아산역), 수도권 전철(신창역)이 지나고 수도권과 충청 이남을 연결하는 중심에 있어 지리적·경제적 측면에서 경찰병원의 최적 장소로 꼽힌다.

시는 각종 재난 및 감염병 발생 시 접근성을 고려한 권역별 공공병원 설립 필요성을 정부에 지속해서 건의해 왔다. 서울 국립 경찰병원 과밀화와 비수도권 경찰공무원들을 위한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중부권 거점 경찰병원이 필요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충남 공공의료 서비스 개선”

충남의 공공의료 서비스는 수치상으로도 열악하다. 충남 인구 1000명당 공공의료 종사자 수는 0.09명(2020년 기준)으로 17개 전국 광역 시·도 중 15위다. 인구 10만 명당 의료인력 수는 의사 236명(15위), 간호사 288명(16위)이다. 반면 수도권 등 역외 의료기관 이용률은 33.3%(1조3859억원)로 전국 3위다.

충남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중부권 거점 국립 재난 전문 경찰병원 입지의 효과’ 보고서에서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국유지에 경찰병원을 건립하면 경기 남부권을 비롯해 대전·충북·세종 등지에서 1000만 명 이상이 혜택을 볼 것”으로 분석했다.

중부권 거점 국립 경찰병원 설립 논의는 2020년 1월 시작됐다. 당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경찰인재개발원이 중국 우한 교민들의 임시 격리 장소로 선정되면서다. 시는 우한 교민의 경찰인재개발원 입소를 계기로 재난 전문 경찰병원 설립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지난해 9월에는 정책토론회를 열어 경찰공무원 및 관련 학계와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충남 북부권은 공공의료기관이 없어 재난 상황 발생에 따른 고위험 환자 발생 시 발 빠른 대처가 어렵다”며 “중부권 거점 경찰병원이 새 정부의 지역 대선 공약에 반영된 만큼 아산에 들어설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