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과 두 아들이 보유 중인 ㈜두산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두산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데 이어 지분 매각을 통해 두산그룹과의 지분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박 전 회장과 두 아들인 박서원 전 오리콤 부사장, 박재원 전 두산중공업 상무는 보유 중인 ㈜두산 지분 129만6163주에 대한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수요 예측에 들어갔다. 이날 종가 대비 8.1~12% 할인율(10만3000~10만7500원)을 적용해 매각할 예정이다. 블록딜 매각 주간사는 씨티증권이 맡았다.

박 전 회장은 ㈜두산 지분 70만3201주(4.3%), 장남인 박 전 부사장은 32만4422주(2.0%), 차남인 박 전 상무는 26만8540주(1.6%)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두산 지분 전량을 이번 블록딜에서 매각하겠다는 계획이다. 블록딜이 성사되면 박 전 회장과 두 아들은 최대 1393억원이 넘는 현금을 얻게 된다.

박 전 회장은 작년 11월 그룹을 떠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봉사와 소외계층 구호사업 등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올 1월엔 차남인 박 전 상무와 함께 컨설팅업체 벨스트리트파트너스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슬기/강경민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