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팬데믹 바닥친 지 3년 차…나이든 황소(Bull)가 갈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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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팬데믹 바닥친 지 3년 차…나이든 황소(Bull)가 갈 길은?](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1.29389677.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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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 30분 주요 지수는 -0.4~-0.8% 수준의 내림세로 거래를 시작했고, 시간이 갈수록 하락 폭을 키웠습니다. 결국, 다우는 1.29%, S&P500 지수는 1.23% 내렸고 나스닥은 1.32% 떨어졌습니다.
이날 그동안 급등해온 주가가 당분간은 더 크게 오르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주장들이 꽤 나왔습니다.
① 월말/분기 말 리밸런싱 주식→채권
10년물 채권 금리는 이달 초 1.7%대에서 지금 2.3%대까지 급등했습니다. 채권 가격이 5% 이상 폭락했다는 뜻입니다. 올 초 1.6%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분기 하락 폭은 더 큽니다.
지금은 3월 말입니다. 펀드들은 월말/1분기 말 리밸런싱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가도 내렸지만, 채권이 더 하락했기 때문에 주식을 팔고 채권을 사들여야 합니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이달 120억 달러 규모의 리로케이션(주식→채권)이 필요한데, 이는 작년 3월 말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웰스파고는 "이번 리밸런싱이 장기 금리의 추가 상승을 막는데,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S&P500 지수는 4454.24로 마감했습니다. 여러 번 말씀드렸듯이 4600은 기술적으로 강한 저항선입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앞으로 한 달 뒤 시작되는 1분기 어닝시즌 전까지는 조용한 기간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헤드라인 뉴스를 장식하겠지만, 다음 주 금요일 나올 2월 고용보고서 외에는 별것 없다"라면서 "나는 여기에서 추가 상승을 부르기에는 별 확신이 없고, 4600선은 여전히 상한으로 남아있다고 본다. 당신은 지난주에 6%가 넘는 엄청난 랠리를 펼쳤고, 지금 우리는 4600선에 100포인트가량 떨어져 있다. 시장은 약간의 통합을 위해 후퇴할 수 있으며, 4600 수준까지 상승 여력은 2%에 불과하므로 위험 보상은 이전보다 훨씬 적다"라고 말했습니다.
② 이렇게 증시가 좋다면?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세계 시장 전략가는 현재 상황을 재미있는 비유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즉 "아이에게 일찍 귀가하지 않으면 스마트폰을 뺏겠다고 말하지만, 속마음은 뺏는 게 목적이 아니라 빠른 귀가를 원하는 것처럼, 최근 미 중앙은행(Fed) 인사들이 거칠고 크게 긴축을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런 공격적 조치가 필요 없기를 바라고 있다"라는 것입니다.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호하게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밝히면, 그런 말 때문에 금융여건과 경기가 위축되면서 때로는 예상보다 적은 비용으로 그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제롬 파월 의장 등이 공격적 언사를 하는 건 인플레이션 공포를 억제하고 실제 심각한 긴축의 필요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란 해석입니다.
후퍼 전략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해 묶여있던 최근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라면서 이를 Fed 인사들의 공격적 발언이 나온 배경으로 지목했습니다. 그는 "Fed가 공격적 점도표를 공개하기는 쉽고, 기자회견이나 연설에서 거칠게 말하기도 쉽다. 하지만 실제로 올해 7번, 내년에 4번 금리를 인상하고 경제 활동을 질식시킬 위험을 높이는 건 훨씬 더 어렵다"라면서 "Fed가 그렇게 공격적이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런 공격적 언사를 퍼붓는데도 증시가 급반등해 금융여건은 개선되고 있다는 겁니다. 금융여건이 개선되면 미국 경제에 돈이 더 잘 돌고 경제 성장, 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억제에 나선 미 중앙은행(Fed)이 바라는 상황이 아닙니다. 더욱더 공격적인 발언과 행동이 뒤따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런 말이 먹히지 않으면 정말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겁니다. CNBC의 밥 바사니 주식 평론가는 "주식시장의 대규모 랠리는 Fed가 더욱더 편안하게 금리를 인상할 수 있게 만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는 "올해 몇 차례 50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스트레타가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예상했던 것보다 Fed가 훨씬 더 공격적으로 긴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 현재 완전고용 상태이고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목표인 2.0~2.5%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Fed가 조만간 긴축을 멈출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Fed가 불과 2주 전에 채권 매입을 중단한 만큼 장기 금리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믿는다. 현재 평평한 수익률 곡선은 경제 활동과 기업 이익의 상당한 둔화를 의미한다. 곡선이 의미 있게 역전된다면 우리가 책정한 2023년 35%의 경기 침체 가능성은 너무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S&P500 기업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추정치 230달러에 16~17배의 멀티플을 곱하면 S&P500 지수 수준은 3680~3910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팬데믹 바닥친 지 3년 차…나이든 황소(Bull)가 갈 길은?](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1.29389687.1.png)
③ 다시 오르는 유가
이날 브렌트유는 5%가량 상승해 배럴당 121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도 4.6% 올라 배럴당 114달러에 거래됐습니다.
러시아는 전날 폭풍 피해로 카자흐스탄에서 흑해를 연결하는 송유관을 통해 수출되는 러시아산 원유가 하루 100만 배럴씩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복구에는 2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24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제재가 논의될 가능성도 원유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가 251만 배럴 감소한 것도 유가 상승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런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상승 Fed 긴축 경기 둔화 및 기업 이익 축소로 이어지는 만큼 증시에는 부정적입니다.
물론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희망도 여전합니다. 대표적 논리가 기업 이익이 계속 버텨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제 전해드렸던 나이키처럼요. 월가 관계자는 "한 월가 IB에서 기업들 1분기 실적을 미리 조사해봤는데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온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대단한 이익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치솟을 때도 강력한 가격결정력을 토대로 강력한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올해도 그럴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한 달 동안 2022년 기업 이익 추정치를 주당 225.70달러로 1% 이상 상향 조정했습니다. 크레딧스위스의 조너선 골럽 전략가는 투자 메모에서 "환경은 기업 이익을 광범위하게 지원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일부에서 더 높은 중간재 및 기타 투입 비용이 회사 마진에 압력을 가한다고 지적하지만, 데이터를 보면 마진은 더 높은 재료 가격과 함께 움직인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가격결정력과 운영 레버리지 때문이며,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은 올해 더 강력한 마진과 일치한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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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