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바이오 등 7조 투자유치…글로벌 배터리 특구 도약할 것"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인터뷰 - 이강덕 포항시장
지방소멸, 일촉즉발 위기
포항인구, 50만명 붕괴 눈앞
포스코 지주사 서울 반대 1인시위
반기업 아닌 균형발전 위한 항의
해법은 기업과 일자리
대기업 지방이전 필수…경쟁력 높여야
새정부,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 제공을
아픔 딛고 새 도약 나선 포항
지진 발생 4년만에 이재민 전원 퇴소
피해액 14조…고통 과소평가 말아야
에너지 등 신산업 42개사 유치 성과
철강에 의존한 산업구조서 벗어날 것
지방소멸, 일촉즉발 위기
포항인구, 50만명 붕괴 눈앞
포스코 지주사 서울 반대 1인시위
반기업 아닌 균형발전 위한 항의
해법은 기업과 일자리
대기업 지방이전 필수…경쟁력 높여야
새정부,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 제공을
아픔 딛고 새 도약 나선 포항
지진 발생 4년만에 이재민 전원 퇴소
피해액 14조…고통 과소평가 말아야
에너지 등 신산업 42개사 유치 성과
철강에 의존한 산업구조서 벗어날 것
이강덕 포항시장은 정치에 입문하기 전 부산, 경기, 서울 지방경찰청장을 두루 지냈다. 오랫동안 치안유지에 몸담았던 그가 지난 2월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지방소멸 방치하는 정부는 각성하라’ ‘포스코지주사·기술연구원 서울설치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포항시민을 대표해 포스코 지주사 본사의 서울 설립에 거칠게 항의했던 것이다.
이 시장은 지난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수도권으로 인구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50만 명의 포항인구가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라면서 “이런 위급한 현실에 포항경제를 좌지우지하는 포스코가 본사를 서울로 옮긴다고 하는데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청와대 앞 1인시위를 하는 것을 놓고 지역 정치권에서 다양한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이야기도 듣고 있습니다. 심지어 반시장·반경제적인 시장이란 비판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포스코 지주사인 포스코 홀딩스의 본사 서울 설치 문제는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1000대 기업 본사 가운데 743개(74.3%)가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도권은 인구 과밀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와 부동산 가격 폭등 같은 문제에 직면하고, 거꾸로 비수도권은 청년 인구 유출과 소비 위축으로 인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은 지방 소멸로 귀결되고, 결국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우리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포항시장이 가만히 보고 있어야 하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2018년 포스코 창립 50주년을 맞아 4월 한 달을 ‘포스코의 달’로 지정, 선포하고 포항 전역에서 다양한 축하행사를 벌였는데, 이때는 되레 ‘친기업 시장’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기도 했습니다.” ▷포스코가 지주사 본사를 포항으로 되돌리기로 하면서 사태가 한 달여 만에 일단락됐습니다.
“포스코는 그동안 지주사 전환 절차를 진행하면서 포항시민과는 어떤 소통도 없이 ‘포스코 지주사 본사 서울 설치,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설립’을 결정했고, 이것이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든 것입니다. 포항과 포스코는 반세기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하면서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이끌어온 가족과 같은 관계입니다. 한 달간 포항시민들의 거센 외침은 생존에 대한 문제로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을 막고,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시대의 화두를 던진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새 정부 인수위원회에 지역균형 발전 태스크포스가 만들어졌습니다.
“결국 지방소멸을 방지하는 해법은 기업과 일자리에 있습니다. 기업이 수도권으로 몰리면 일자리와 인구도 몰리고, 지방은 결국 소멸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이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대기업의 지방 이전이 필수적입니다. 기업은 단순히 일자리 창출과 세수 증가뿐만 아니라 지역 가치를 높이고, 지역민과 소통하며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과정에서 지방은 활력이 돌고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윤석열 새 정부는 새로운 기업들이 지방에 설립되고, 수도권 대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과감한 세제 혜택 등의 보다 실질적이고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을 적극 건의드립니다.”
▷지진피해가 난 지 4년여 만에 이재민들이 모두 가정으로 돌아갔습니다.
“지난해 10월 흥해실내체육관에 마지막까지 지내던 이재민들이 입소 1435일 만에 모두 퇴소했습니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진이 발생한 이후 실내체육관을 비롯한 임시구호소 최대 15개를 운영하면서 지진 이재민은 한때 1797명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포항시민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규모 5.4의 지진이 포항을 덮치면서 시민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부동산 가치 하락, 인구 유출, 소비 침체 등 유·무형 피해를 포함하면 포항 지진으로 인한 총 피해액은 14조원을 넘어섭니다. 포항시민의 뼈아픈 절규를 어떤 이유로도 절대 과소평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포항경제가 여전히 어렵습니다.
“포항은 전통 철강산업에 의존하는 산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5년간 배터리와 바이오헬스. 에너지 등의 신산업 분야에서 총 42개 기업, 6조9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습니다. 코로나19와 경기침체 여파 속에서 지방 기초자치단체 중 연간 1조원 이상의 투자유치를 이룬 곳은 포항이 유일합니다.
국내 1위 양극재 생산업체인 에코프로는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 내 33만㎡에 2025년까지 총 2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통 큰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에코프로 포항캠퍼스’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소재 추출부터 양극재 소재 생산, 리사이클링(재활용)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공급모델을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고용인력만 2400여 명에 이릅니다.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투자가 마무리되는 2025년에는 2차전지 소재 상용화, 배터리 자원순환, 탄소밸리로 이어지는 ‘K배터리 글로벌 특구’로 비약적인 발전을 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지방소멸 방치하는 정부는 각성하라’ ‘포스코지주사·기술연구원 서울설치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포항시민을 대표해 포스코 지주사 본사의 서울 설립에 거칠게 항의했던 것이다.
이 시장은 지난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수도권으로 인구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50만 명의 포항인구가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라면서 “이런 위급한 현실에 포항경제를 좌지우지하는 포스코가 본사를 서울로 옮긴다고 하는데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청와대 앞 1인시위를 하는 것을 놓고 지역 정치권에서 다양한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이야기도 듣고 있습니다. 심지어 반시장·반경제적인 시장이란 비판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포스코 지주사인 포스코 홀딩스의 본사 서울 설치 문제는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1000대 기업 본사 가운데 743개(74.3%)가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도권은 인구 과밀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와 부동산 가격 폭등 같은 문제에 직면하고, 거꾸로 비수도권은 청년 인구 유출과 소비 위축으로 인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은 지방 소멸로 귀결되고, 결국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우리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포항시장이 가만히 보고 있어야 하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2018년 포스코 창립 50주년을 맞아 4월 한 달을 ‘포스코의 달’로 지정, 선포하고 포항 전역에서 다양한 축하행사를 벌였는데, 이때는 되레 ‘친기업 시장’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기도 했습니다.” ▷포스코가 지주사 본사를 포항으로 되돌리기로 하면서 사태가 한 달여 만에 일단락됐습니다.
“포스코는 그동안 지주사 전환 절차를 진행하면서 포항시민과는 어떤 소통도 없이 ‘포스코 지주사 본사 서울 설치,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설립’을 결정했고, 이것이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든 것입니다. 포항과 포스코는 반세기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하면서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이끌어온 가족과 같은 관계입니다. 한 달간 포항시민들의 거센 외침은 생존에 대한 문제로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을 막고,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시대의 화두를 던진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새 정부 인수위원회에 지역균형 발전 태스크포스가 만들어졌습니다.
“결국 지방소멸을 방지하는 해법은 기업과 일자리에 있습니다. 기업이 수도권으로 몰리면 일자리와 인구도 몰리고, 지방은 결국 소멸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이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대기업의 지방 이전이 필수적입니다. 기업은 단순히 일자리 창출과 세수 증가뿐만 아니라 지역 가치를 높이고, 지역민과 소통하며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과정에서 지방은 활력이 돌고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윤석열 새 정부는 새로운 기업들이 지방에 설립되고, 수도권 대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과감한 세제 혜택 등의 보다 실질적이고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을 적극 건의드립니다.”
▷지진피해가 난 지 4년여 만에 이재민들이 모두 가정으로 돌아갔습니다.
“지난해 10월 흥해실내체육관에 마지막까지 지내던 이재민들이 입소 1435일 만에 모두 퇴소했습니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진이 발생한 이후 실내체육관을 비롯한 임시구호소 최대 15개를 운영하면서 지진 이재민은 한때 1797명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포항시민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규모 5.4의 지진이 포항을 덮치면서 시민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부동산 가치 하락, 인구 유출, 소비 침체 등 유·무형 피해를 포함하면 포항 지진으로 인한 총 피해액은 14조원을 넘어섭니다. 포항시민의 뼈아픈 절규를 어떤 이유로도 절대 과소평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포항경제가 여전히 어렵습니다.
“포항은 전통 철강산업에 의존하는 산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5년간 배터리와 바이오헬스. 에너지 등의 신산업 분야에서 총 42개 기업, 6조9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습니다. 코로나19와 경기침체 여파 속에서 지방 기초자치단체 중 연간 1조원 이상의 투자유치를 이룬 곳은 포항이 유일합니다.
국내 1위 양극재 생산업체인 에코프로는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 내 33만㎡에 2025년까지 총 2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통 큰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에코프로 포항캠퍼스’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소재 추출부터 양극재 소재 생산, 리사이클링(재활용)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공급모델을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고용인력만 2400여 명에 이릅니다.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투자가 마무리되는 2025년에는 2차전지 소재 상용화, 배터리 자원순환, 탄소밸리로 이어지는 ‘K배터리 글로벌 특구’로 비약적인 발전을 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