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기자들과의 약식 간담회를 위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중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코로나19 자가격리가 해제된 후 처음 출근한 박 장관은 출근길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 밀접접촉을 우려해 현장 기자들을 대상으로 약식 기자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수사지휘권 폐지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과 대장동 수사와 관련해 특검 도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022.3.23 [사진=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기자들과의 약식 간담회를 위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중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코로나19 자가격리가 해제된 후 처음 출근한 박 장관은 출근길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 밀접접촉을 우려해 현장 기자들을 대상으로 약식 기자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수사지휘권 폐지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과 대장동 수사와 관련해 특검 도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022.3.23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24일 오전 예정된 법무부의 업무보고를 거부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전날 윤 당선인의 사법개혁 공약을 반대하는 기자간담회를 한 것에 대한 경고성 조치로 해석된다.

분과 인수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오전에 예정돼 있던 법무부 업무보고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서로 냉각기를 갖고 숙려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른 시간에 법무부에 업무보고 일정의 유예를 통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서 40여일 후에 정권교체로 퇴임할 장관이 부처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정면으로 반대하는 처사는 무례하고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인수위원들은 "검찰청법 제8조에 규정된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한다는 공약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려는 윤 당선인의 철학과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은 청와대와 여당이 법무부 장관을 매개로 검찰 수사에 개입하는 통로를 차단함으로써 국민을 위해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도 성역 없이 수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또 "검찰의 예산 편성권 부여 공약 또한 검찰에 대한 국회의 민주적, 직접적 통제 장치를 마련해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지 표명"이라고 덧붙였다.

인수위원들은 박 장관을 겨냥, "윤 당선인의 진의를 왜곡했다"며 "우리는 이 사태의 엄중함을 국민께 설명드리고 이러한 사태가 반복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