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개 산업군 조사
롯데월드·에이스침대·델몬트·신한카드
부동의 넘버원 브랜드로 자리매김
NAVIEN, 청정환기시스템 첫 1위
코로나 여파…한계 브랜드 비중 커
올해는 브랜드 중에서도 3년간 경쟁력이 지속 하락한 브랜드를 뜻하는 ‘한계 브랜드’ 비중이 최근 4년간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던 브랜드가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다. 올해 한계 브랜드는 전체 227개 산업군 중 17개 산업(약 7.5%)에 달했다. 대표적으로 서울우유, 퍼시스, 코웨이(비데)의 브랜드 파워가 3년 연속 하락했다. 서비스의 경우 작년(2.8%) 대비 올해 한계 브랜드 비율이 3.58%로 소폭 상승한 데 비해 소비재와 내구재는 작년 대비 한계 브랜드 비율이 대폭 상승했다. 소비재 분야에서는 서울우유(일반우유 부문), LX Z:IN(지인)(벽지 부문), 코오롱스포츠(캠핑용품 부문)가 지난 3년간 브랜드 경쟁력이 가장 크게 하락했다. 내구재에선 퍼시스(사무용 가구 부문), 코웨이 비데(비데 부문) 등의 브랜드 경쟁력이 약화했다. 실물 경기 위축 등에 따른 투자 위축이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능률협회컨설팅 관계자는 “시장 내 치열한 경쟁 브랜드가 존재한다면 언제든지 1위 기업의 자리가 바뀔 수 있다”며 “브랜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역전 허용한 브랜드 많아
실제 시장에서 1위를 뺏긴 브랜드의 비율을 뜻하는 역전 비율도 올해 역대 두 번째 수준인 12%를 기록했다.올해 조사에서 처음처럼은 22년 만에 참이슬을 꺾었다. 그동안 수입 브랜드가 브랜드파워 1~2위를 독식하던 SPA(제조·유통 일괄형)브랜드 부문에서는 국내 토종 브랜드인 스파오(SPAO)가 자라와 유니클로를 누르고 올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칠성사이다는 ‘대한민국 오리지널 탄산음료, 맑고 깨끗한 이미지 포지셔닝’을 통해 지난 21년간 탄산음료 시장의 브랜드파워 1위를 지켜오던 코카콜라를 추월했다. 취업 전문 포털 부문에서는 잡코리아가 16년 만에 사람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그외 인디안(비즈니스캐주얼 부문), 부동산114(부동산전문정보 부문), 교보문고(인터넷서점 부문), 마데카솔(상처·흉터치료제 부문), 칸타타(커피음료 부문), 엘라스틴(헤어케어 부문), 케이티엠모바일(알뜰폰 부문), 다이슨(청소기 부문), DHL(국제운송서비스 부문) 등이 올해 새롭게 산업 내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올해 브랜드파워 조사에서는 블루투스 이어폰, 즉석국, 와인셀러, 청소세제, 수입맥주, 청정환기시스템, 중고차플랫폼, 대중제골프장 부문 등이 조사 대상에 새로 포함됐다. 1위를 차지한 브랜드는 삼성 갤럭시 버즈(블루투스이어폰 부문), 삼성 윈도우핏(창문형에어컨 부문), 삼성 갤럭시 워치(스마트워치·밴드 부문), CJ비비고(즉석국 부문), LG와인셀러(와인셀러 부문), 유한락스(청소세제 부문), 하이네켄(수입맥주 부문), 케이카(중고차플랫폼 부문), NAVIEN(청정환기시스템 부문), TS샴푸(탈모샴푸 부문), 세인트포CC(대중제골프장 부문) 등이 있다.
1위 굳건히 지킨 브랜드는
소비재에서는 정관장(건강식품 부문), 델몬트(주스), 아로나민(종합영양제), 락앤락(주방용품), ESSE(담배), 모닝글로리(종합문구), KCC페인트숲으로(친환경페인트) 등이 1위 기업으로 뽑혔다. 내구재에서는 LG 트롬(드럼세탁기), LG 휘센(에어컨), 삼성BESPOKE(냉장고), 귀뚜라미보일러(가정용보일러), 세라젬(생활의료가전), 신도리코(사무용 복합기), 에이스침대(침대), 바디프랜드(헬스케어) 등이 1위를 차지했다. 신한금융그룹(금융지주(그룹)), 롯데면세점(면세점), 에스원(방범보안서비스), 신한은행(은행), 신한카드(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서울대학교병원(종합병원), 대교 눈높이(초등교육서비스 및 유아교육서비스), 롯데리아(패스트푸드점), 롯데월드 어드벤처(테마파크), 신한카드 아름人(착한브랜드), 월드비전(구호개발단체(NGO)) 등은 서비스 부문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1위 브랜드로 조사됐다. 능률협회컨설팅은 코로나19 속에서 넘버원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지와 신뢰는 더욱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브랜드 투자와 관리가 소홀했던 기업은 오히려 2위 브랜드에 역전을 허용했다고 덧붙였다. 이기동 능률협회컨설팅 사업가치진단본부장은 “경기 침체기나 팬데믹과 같은 위기 상황에선 브랜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의 중요성이 잘 드러난다”며 “최근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신규 산업군의 경우 치열한 경쟁 속에서 브랜드 경쟁력 1위를 지켜내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어떻게 조사했나올해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는 2021년 10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진행했다. 서울 및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60세 미만 남녀 1만1850명을 대상으로 1 대 1 개별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조사 지역과 대상은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인구 비례에 따라 배분했다. 시장 점유율, 회원 가입자 수, 판매량 등에 따른 브랜드 선별 없이 해당 산업의 전체 브랜드를 대상으로 소비재 91개, 내구재 50개, 서비스 84개, 스페셜 이슈 2개까지 총 227개 산업군을 조사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