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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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드라마를 기피했던 일본의 중년 남성들도 '덕질' 하게 만든 '이태원 클라쓰'가 현지에서 '롯폰기 클라쓰'(가제)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 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4일 일본의 한 유력 방송사와 '이태원 클라쓰' 웹툰, 드라마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롯폰기 클라쓰' 제작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자회사 크로스픽쳐스, 한국판 드라마를 제작한 JTBC스튜디오가 협업하기로 했다.

관계자는 "일본 톱배우의 캐스팅이 확정됐으며 다음 달부터 촬영을 시작해 올해 여름부터 일본 전국으로 방영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철벽선생',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등에 출연한 배우 타케우치 료마가 캐스팅 물망에 올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태원 클라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을 관통하는 서사로 웹툰과 드라마 모두 뜨거운 인기를 누리며 한국과 일본에서 기록적인 성공을 거둔 지적재산권(IP) 사례로 꼽힌다.

극중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을 일궈내는 열혈 청년 박새로이 서사는 한국을 넘어 일본 청년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국내에서는 웹툰이 누적 조회 수 4억, 구독자 2000만을 기록했으며(2022년 3월 기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역시 역대 JTBC 드라마 평균 시청률 3위(닐슨미디어,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에 올랐다.

일본에서는 픽코마에 ‘롯폰기 클라쓰’로 웹툰이 먼저 진출하면서 높은 인기를 모은 후,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일본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하며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그 결과 드라마 방영 시점 기준으로 픽코마에서 웹툰 ‘롯폰기 클라쓰’ 거래액만 전년 동기 대비 454% 증가(2020년 6월 기준)하는 등 폭발적인 흥행을 보였다.

한국에서 ‘박새로이 신드롬’이 일어난 것처럼 일본에서도 웹툰 연재나 드라마 방영에서 그치지 않고, 방송 및 SNS를 통해 박새로이 헤어스타일이 유행하는 등 ‘이태원 클라쓰’ 캐릭터를 따라하거나, 명대사가 회자되며 연이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일본의 한 유명 매거진에서 진행한 ‘일본에서 리메이크 해주었으면 하는 한국 드라마 BEST10’ 설문조사에서는 ‘김 비서가 왜 그럴까’에 이어 ‘이태원 클라쓰’가 2위를 기록하는 등 리메이크 제작에 대한 니즈가 꾸준히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태원 클라쓰' 일본 리메이크 제작 소식은 대한민국의 또 다른 우수한 IP들이 해외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값진 의미를 갖는다"며 "일본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버전의 박새로이도 만날 수 있도록 여러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