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누적 사망자 2만명 넘을 것…'숨은 사망' 포함하면 집계치의 2∼3배"
정부 "치명률 낮은데, 기저질환 사망 많은듯…중증화 차단 중요"
코로나 사망자 500명 육박, "하루 1000명" 예상도…대책은
2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사망자는 47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누적 사망자는 1만3천902명.
통상 확진자 증가 2∼3주 후에 위중증·사망 증가 추이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사망자 수는 이제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시점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전문가들과 정부는 코로나19 중증화를 차단하고 중증 환자를 적절하게 치료해야 사망자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 "900명", "1천명"…끝 모를 '역대 최다 사망'

전문가들은 지금보다 2배 많은 사망자가 하루에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중증·사망의 정점 시기가 도래하는 중"이라며 "하루 최대 사망자가 500∼600명에서 많으면 최대 1천명까지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천명은 어느 순간에 나올 수 있고, 기본적으로 500∼600명 정도가 계속 사망하는 상황이 2∼3주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하루 사망자가 600∼900명대로 나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지금의 사망자 규모는 하루 20만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던 시기를 반영한다.

엄 교수는 "현재 사망자 규모는 적어도 1∼2주 전 확진된 사람 중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국내 하루 확진자는 최대 62만명(17일)까지 발생했다가 최근에는 30만∼40만명대를 넘나들고 있다.

사망자·위중증 환자 수가 이달 말∼다음 달 초 정점을 이룬다는 전망도 있지만, 정점 시기를 판단하려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특히 62만명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 14일부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도 확진으로 인정하면서 보고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한 영향도 있었다.

엄 교수는 "62만명 확진자가 나온 시기가 정점이었을 수도 있는데, 이번 주가 지나야 알 수 있다"며 "40만명 전후의 환자가 1∼2주 더 나올 수도 있고, 그 중간에 방역 완화도 해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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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숨겨진 사망자 많아"…정부는 "기저질환 때문"


정부는 위중증 환자가 이달 말∼다음 달 초 2천명 내외로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8일(1천7명) 1천명을 넘어선 이후 이날(1천81명)까지 17일 연속으로 네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위중증 환자가 정부 예측치보다 많은 2천500∼2천700명까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한다.

위중증 환자 증가는 병상 대란, 의료체계 과부하 문제로 이어지고, 이는 사망자 증가와도 연결된다.

엄 교수는 코로나19 사망자가 누적 2만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공식 집계되지 않은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들이 집계치의 2∼3배가량 될 것이라면서 초과사망을 고려하면 현재까지 누적 사망자는 3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 완치 후 합병증으로 사망한 사람, 코로나19에 감염됐으나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사망한 환자, 코로나19 때문에 병상이 포화돼서 적절히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 등 '숨은 사망자'들이 '초과사망자'에 포함될 수 있다.

반면 정부는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상 코로나19 자체로 인한 사망보다는 기저질환에 따른 사망이 많아 코로나19 사망자가 많아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누적 치명률은 0.13%로 낮은 상태를 유지 중이고 위중증 환자도 확진자 규모 증가 대비 증가 양상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저질환 중증 환자가 오미크론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기저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집계에 잡히는 게 아닌가 하는 설명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병상이 부족해 사망자도 증가했던 때와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은 64.6%다.

손 반장은 "의료대응은 여러 부하가 걸리고 있지만 아직은 관리 범위 내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엄 교수는 "지금까지 뭉쳐서 통계를 내다가 사망자가 증가하니까 기저질환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손 반장도 다양한 가능성이 있어서 오미크론과 기저질환의 관계를 해석·분석하기 어렵다는 점은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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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망 3명 중 1명 이상 요양원·요양병원서 나와…"중증화 차단·치료 중요"

엄 교수는 "고령자가 많이 감염되면서 생기는 사망이다 보니 열심히 노력은 하는데 잘 안 된다"며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계신 분 중에서 사망자가 꽤 나오는데, 잘 보호가 안 되고 있어서 막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 11∼17일 집계된 코로나19 사망자(1천835명) 중 62.5%(1천147명)는 의료기관에서 사망했다.

고령자들이 모여 있어 고위험 시설로 분류되는 요양병원·요양원에서도 35.3%(647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2.2%(41명)는 자택이나 응급 이송 중에 사망했다.

정부는 사망자 최소화를 위해 신속한 먹는치료제 처방 등으로 확진자의 중증화 진행을 차단하고, 중환자를 신속하고 적절하게 치료하는 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반장은 "확진자의 기저질환을 소홀하지 않게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며 "오미크론에 감염됐다는 이유로 기저질환에 대한 진료가 소홀해지지는 현상이 나오지 않도록 상급 종합병원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병상 상황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엄 교수는 "정부에서는 병상 여유 있다고 하지만 일정 시점에서는 위중증 환자 병상 모자랄 가능성이 많다"며 "중환자 병상도 에크모 투석 장비가 갖춰진 병상, 인공호흡기 정도만 있는 병상 등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병상 배정을 잘하는 수밖에 없다"며 "회생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게 집중치료 가능한 병상을 배정하는 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도 권역별 감염병전담병원을 시급히 마련해 전문 병상을 확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