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근 카카오페이 차기 대표 "주가 20만원 될 때까지 최저임금 받겠다"
카카오에 이어 카카오페이도 새 최고경영자(CEO)가 ‘최저임금 배수진’을 치고 주가 부양에 나섰다. 카카오페이 차기 대표 내정자인 신원근 전략총괄 부사장(사진)은 24일 “회사 주가가 20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연봉, 인센티브 등 모든 보상을 받지 않고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밝혔다. 또 “책임 경영을 강화해 대내외 신뢰를 회복하고 회사가 제2 성장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을 앞두고 있다.

경영진의 주식 집단 매각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카카오페이는 이날 ‘신뢰 회복을 위한 실행 방안’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상장 한 달 만인 지난해 12월 류영준 대표와 신 내정자를 포함한 핵심 경영진 8명이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 44만993주를 팔아 878억원을 현금화했다. ‘도덕적 해이’ 논란이 거세지자 류 대표 등 3명은 카카오를 떠나기로 했고, 신 내정자를 포함한 5명은 사표가 반려됐다.

카카오페이에 남게 된 신 내정자와 나호열·이승효·이지홍·전현성 부사장은 작년치 성과 인센티브를 반납해 임직원 보상 재원에 보탰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해 안에 분기별로 회사 주식을 다시 사들이고, 향후 팔게 되더라도 차익은 전부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회사 측은 “구성원과 상시적 소통 채널을 마련하고, 사회공헌활동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카카오페이는 배영 포스텍 교수(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신 내정자, 카카오페이 직원, 카카오 노조 등이 참여하는 ‘신뢰회복협의체’를 꾸려 이런 방안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차기 대표 "주가 20만원 될 때까지 최저임금 받겠다"
이날 카카오페이 주가는 전날보다 0.71% 오른 14만1500원에 마감했다. 20만원을 찍으려면 41% 올라야 한다. 주가 고점은 24만8500원(작년 12월 3일), 저점은 11만7000원(올 2월 3일)이었다.

지난달 10일에는 카카오 새 대표로 내정된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카카오는 이후 주가가 20%가량 반등하는 효과를 봤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160원이다.

카카오페이는 이번 논란을 거치면서 소액주주 못지않게 반발한 직원들을 달래기 위해 각종 처우 개선책도 내놓아야 했다. 카카오페이 노사는 올해 연봉 조정 대상 임직원 모두에게 1000만원을 일괄 인상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복지 포인트, 식대 인상분 등까지 더하면 연간 최소 1360만원이 오른다. 1인당 3억원까지 대출 이자도 지원하기로 했다. 카카오가 올 1월 마련한 내부 규정에 따라 계열사 대표는 상장 후 2년, 경영진은 1년 동안 주식 매도가 금지되며 주식을 팔려면 1개월 전 본사에 알려야 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