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 회장(SK그룹 회장)이 23일 서울 태평로 대한상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ESG, 중대재해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국내외 경제여건 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설명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태원 대한상공회의 회장(SK그룹 회장)이 23일 서울 태평로 대한상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ESG, 중대재해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국내외 경제여건 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설명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새 정부가 민관협업을 강조하고 민관합동위원회를 설치해 실제 이야기를 한다고 하니 민간 입장에서 보면 '롤 체인지'(역할 변화)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3일 대한상의 회장 취임 1년을 맞아 출입 기자들과 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과거에는 정부가 정책을 정하고 그 중간에 (민간의) 의견을 수렴하는 형식으로 했지만, 이제는 정책을 만들어나갈 때 공동으로 같이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제 개혁과 관련해서도 규제의 존재 필요성부터 폐기 가능성까지 민관이 협력해 여러 데이터를 분석할 경우 미래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규제개혁과 관련해선 '그 일은 하지 마라'는 게 아니라 '그 일을 잘하면 무엇인가 줄게'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예컨대 탄소중립의 경우 탄소를 자발적으로 많이 줄이는 쪽에 뭔가를 준다고 생각하면 탄소를 줄일 확률이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왜 형법으로 만들었는지 아쉽다"며 "기업과 관련된 경제문제는 경제로 다뤄야 하는데 경제문제를 형법 형태로 다루면 비용 등 예측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이렇게 되면 불확실한 위험은 모두 회피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 "이 법으로 코스트(비용)만 증가하는데 아무효과가 없는거 아닌지 등을 데이터가 쌓여 얘기해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위기가 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시간이 흐르면서 그렇게까지 위협적인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결국은 공급망 다변화에 따라 돌아가는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